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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앞접시 없으면 '옆접시, 뒷접시, 윗접시'라도 달라고요?

 

 

주말, 테이크 아웃 커피점에서 벌어진 지인과 종업원과의 배꼽 빠지는 말장난 사건

 

어제 밤에 지인과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배꼽이 빠질뻔한 사건으로 결국 카톡이 아닌 전화로 어제 있었던 그 웃긴 사건을 전부 듣게 되었는데요, 어찌나 웃었던지 자고 난 지금도 배꼽 주변이 아플 정도입니다. ^^ 그만큼 크게 한번 웃어보자는 것이죠.

 

이 남성 지인, 평소 엄청 활발합니다. 그리고 언어유희, 한마디로 말 장난을 참 좋아합니다. 어제도 이 지인은 분당의 번화가에서 10여년전 직장 동료들을 몇해만에 만나 기분좋게 식사와 술을 몇잔 하고 나서 테이크 아웃 커피숍점 갔답니다. 어떨떨하게 취한 상태였죠.

 

테이크아웃 커피와 큼직한 팥빙수 등 주문한 것이 나왔죠. 지인은 팥빙수를 각자 덜어 먹기 위해 카운터로 가서 앞접시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저기요, 팥빙수를 덜어서 먹으려고 하는데요, 앞접시 4개만 주시겠어요?”

“저희는 앞접시는 따로 없는데요, 그리고 4개까지는 좀....”

아, 그래요? 앞접시 없으면 혹시 옆접시라도 있나요? 그것도 아니면 윗접시, 뒷접시 뭐 이런거 남는거 있으시면 좀 주실래요?

“...........”

 

테이크 아웃점에서 앞접시를 네 개씩이나 요구하니 종업원들도 당황한 것이지요. 게다가 얼큰히 취해서 이런 말장난까지 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종원원들도 이에 웃기도 하고 뭔가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해도 마땅치 않으니까 지인이 또 이렇게 나온 겁니다.

 

“사실은 우리 중에 간염 보균자가 있어서요. 앞접시, 옆접시, 뒷접시 등 뭐든 안될까요? 이따 나갈 때 제가 그거 세척이라도 해 드릴게요.”

 

사실 간염 보균자는 없습니다. 4개나 되는 빈 그릇을 받기가 수월치 않으니까 간염 보균자가 있네, 혹은 식기를 세척해주겠다며 진지한 표정으로 장난질 하면서 결국 머그컵 4개를 받아왔습니다.

 

가져온 머그컵에 팥빙수를 덜어 먹고 난 후 지인과 일행들은 이번에는 또 하나의 숟가락이 필요했습니다. 입에 넣었던 본인들의 숟가락을 팥빙수에 넣고 덜어오기가 좀 그랬던 것이죠. 대부분은 그렇게 퍼 먹지만 이 지인과 일행은 상당히 독특한 사람들이었죠.

 

주방 앞으로 가서는 또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술은 거하게 취해 불긋불긋한 얼굴로요.

 

“저기요, 죄송한데 팥빙수 떠먹는 숟가락 하나만 주시겠어요?”

 

숟가락을 받아들고 돌아서면서 종업원에게 말하기를

 

“감사합니다, 우리 중에 간염 보균자가 있어서 덜어먹으려고요. 이따가 제가 나갈때 세척이라도....”

 

숟가락을 들고 막 들어오려고 하는데 종업원이 급하게 불렀답니다.

 

“저기요, 잠깐만요, 그러면 1회용 숟가락으로 드릴게요.”

 

1회용 숟가락을 가져왔으면 될 것을 지인은 솔직하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간염 보균자는 없으며 그릇이나 숟가락을 필요해서 장난을 친 것이라고요.

 

이것이 사실은 사실인데 종업원들이 믿어주려나 모르겠네요, 지인과 손님들 나가고 난 후 그릇들을 빡빡 씻었을 것 같은데요.... 지인이 이 자리를 빌어 테이크 아웃점 종업원들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 듣는 저는 배꼽 빠졌지만 일을 하는 분들은 충분히 당황스러울수가 있지요.

 

그래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납니다. 앞접시, 뒷접시, 윗접시...^^ , 간염보균자, 세척이라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