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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가르치고

머리카락 너무 길어 영어 마을 못간 여학생 사연

하루하루 이 댕기머리를 만드는게 쉽지는 않을겁니다. ^^



독서토론 제 수업을 받고 있는 6학년 여학생의 뒷모습입니다. 댕기머리의 전형적인 형태이지요.
지난주에 이 학교 6학년 친구들이 일주일동안 영어마을에 들어간다고 해서 결국 사진속의 이 친구가 속한 모둠의 독서토론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었죠.  한주 걸려서 다시 만난 이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그래 영어 마을 잘 다녀왔니? 영어 실력좀 늘었나?”
“아뇨, 영어마을 못갔어요?”
“아니, 왜? 영어마을 때문에 독서토론 수업도 못했잖아. 왜 엄마가 안보내셨어?”
“아뇨, 그게 아니고요, 머리때문에요.”
“앵? 머리? 머리가 왜? 아,,,, 알았어.”

하루에 한번씩 머리를 감고 날마다 이렇게 머리를 땋아줘야 하는데 일주일씩이나 영어 마을에 들어가 있으면 불가한 일이죠. 머리를 감을때도 누군가 도와줘야 하고 매일같이 해주시는 어머님이 아닌담에야 다른 사람이 쉽게 이 머리를 땋을수도 없는 일이죠.

이 친구와 독서토론 수업을 한지 햇수로 4년째, 늘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몇 살때부터 이 머리를 했는지 본인도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친구들 말로는 예닐곱살 때도 이 모습이었다고 했습니다. 여하튼 이 친구의 트레이드 마크라하면 바로 이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길게 땋은 머리입니다.

이름도 고풍격이고 모습도 한복이 잘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 친구에게 있어 지금의 머리카락은 단순한 ‘헤어스타일’은 아닌 듯 합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다년간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엄마께서 머리를 땋아주심으로써 딸과 엄마의 사이를 좀더 끈끈하게 연결해주는 끈 같은 존재?

아주 오랫동안 이 머리를 고수해옴으로써 이 친구의 상징이 돼 버렸고 마주치면 이름보다 땋은 머리가 각인되는 친구죠. 이 친구의 마음과 추억과 아픔과 기쁨이 마구 서려있는 즉 이 머리가 신체의 일부라기보다는 정신적인 면의 한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그만큼 이 머리에 대한 의미가 크다는 것이죠 ^^

내년에는 중학생이 되는데 이거 어떻게 하나요? 대부분 학교가 두발에 대한 규제가 있어서요. 여학생의 경우 단발로 어깨에 달랑말랑 할 정도로까지는 허용이 되는 듯 한데 현재 이 친구의 머리카락 길이는 1미터는 족히 넘어 보입니다. 허벅지까지 내려가니까요.

게다가 만약 이 머리를 풀어 헤치고 다닌다면???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
아니면 이 상태 그대로 땋아서 다닌다면??

풀어헤치던 땋아내리던 여하튼 두발규정에는 어긋나는 듯 합니다. 길이 때문에 말이죠.

네티즌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머리를 풀고 어깨위까지 커트해야 맞습니까?
아니면 이 상태로 땋아서 늘어뜨리는게 맞습니까?

워낙 오랫동안 지켜온 머리이고 어쩌면 이 친구의 모든 면이 담겨 있을지도 모르는 긴 세월의 정신마저도 담겨 있을지 모르는 이 소중한 머리카락을 잘라야 합니까, 여러 정황상 특수성을 인정해 이 친구의 경우는 두발 규제의 예외로 해야합니까? 사실 이런 머리카락이 흔하진 않으니까요. 특히 길이 면에서 말이죠.

그게 궁금했습니다 ^^ (아, 엄마입장에서는 좀 다를수도 있겠네요. 아침마다 머리 땋는 일이 쉽지은 않았을텐데요...--->어머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중학교 가서는 잘랐으면 좋겠다 라고 제게 짧게만 멘트해 주셨습니다. 엄마의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

(사진 촬영을 기꺼이 허락하고 인터넷에 의견을 구할수 있게 해준 긴머리 친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