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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소질 있는데 가난해 펼치지 못한 아내의 꿈, 다시 펼쳐보다


15년전 아내가 그린 그림들 펼쳐보니..


아내는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화가가 꿈이었습니다. 이번에 장인어른께서 퇴원하셔서 처가에 다녀왔는데요. 아내가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십여전년 그린 그림들을 발견했습니다.

10년에서 15년전에 그린 그림들을 보니 아내는 감회가 새롭다고 하더군요. 아내에게도 그런 꿈들을 펼쳤던 날들이 있었다니...

아내는 당시 미술학원에 참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등록은 못하고 다른 그림이나 실물을 모방해 그리는 그림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림을 보니 아내 나름대로 어느정도의 소질이 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아내는 스스로 공부에는 소질도 없고 가정형편도 어려워 대학진학은 못했습니다. 언니 하나 대학보내는데도 집안 형편이 빡빡했었죠.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가계에 보탬이 되어야만 했지요. 그러면서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관심있었던 그림그리기는 그렇게 세월속에 묻혀지게 된 것입니다.

결혼하고 나서 제가 생활동화 몇개 쓴다고 해서 몇차례 그림을 그려주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것을 보고 모방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동화 내용, 주제나 소재에 맞추어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웠기 때문이죠.

거기에다 큰아이(새롬이)가 태어나면서 그림 그리기는 접은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도저히 짬이 나질 않았던 것이죠. 저는 아이들이 낮잠을 자는 동안 아내에게 특기, 취미 생활도 해보라고 했지만 사실 쉽지 않아요. 살림 하는 주부들은 아마 그 사정을 잘 알겁니다. 저는 생활을 하는데 좀더 효율적으로, 합리적으로 시간을 내 해보라고 하지만 사실 제 취미, 특기 생활한다고 연필이나 잡고 있을 상황은 안되는게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현실이기도 하죠. 혹여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할수도 있으니까요.

여하튼 이번에 참 풋풋한 아내의 꿈과 추억을 꺼내들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좀 더 커서 어느정도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때가 되면 아내가 그림을 그릴수도 있겠네요. 물론 경제적인 면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지만요. 아이들이 더 크면 아마 맞벌이를 해야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ㅋ  사는게 다 그렇죠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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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5월 18일 작품. 워낙 오래돼 뭘 보고 그렸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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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5월 18일에 그린 그림, 당시 처가 주변에 벽돌이 좀 많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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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5월 작품. 언니 즉 처형의 손을 그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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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3월 28일 밤 11시 05분에 완성한 작품. 집에 있는 것들을 보고 그렸는데 거북선 담배를 어디서 났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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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5월 작품. 이 그림은 모방하지 않고 상상으로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