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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수박 살 때 심도깊게(?) 고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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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눈 비비며 수박부터 찾는 두 녀석들. 어찌하오리까.



좀 크고 싱싱하다 싶으면 1만 5천원...트럭 아저씨 찾아가지만...


여름 과일 수박의 계절입니다. 아이들이 계속 수박만 찾아서 수박을 자주 사는 편이죠. 그런데 가격이 좀 부담스럽습니다. 좀 크고 싱싱하다 싶으면 1만 5천원, 꼭지가 좀 시들었다하면 1만 원 선이죠.

“아저씨, 이건 꼭지가 시들었네요. 오래됐나봐요. 2천원만 깎아주세요”
“아, 이거 어제 들어온건데 꼭지가 눌려서 그래요. 오래된 게 아니고...”

꼭지가 눌려서 그렇다는 아저씨 말씀, 늘 듣게 되죠.

여하튼 100원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하는 우리 집 입장에서는 최대한 싼 것을 찾아다닙니다. 그래서 트럭에 싣고 다니는 수박, “달고 시원한 수박이 3천원, 3천원”

3천원이라고 해서 나가보면 3천 원짜리는 정말 볼품없고 5천 원짜리는 불만족이고 7천 원짜리는 그저 그렇고 역시 1만원 정도는 돼야 만족스러운 경우가 많죠.

그런데 막상 트럭 수박장사들을 찾아다니면 보이질 않을 때가 있어요. 늘 있던 자리인데 안보이는 날도 있구요. 더워서 저녁때 오시나해서 가보면 안계시고...몇 번이나 헛걸음질을 해야 했지요. 큰 녀석하고 나갔다가 트럭이 없어 실망하고 과일가게나 마트에 갔다가 가격표만 보고 기겁하고 발걸음을 돌려야한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일부러 차타고 나온 건데 말이죠.

배꼽이 작고 통통 소리가 나며 줄무늬가 선명한 것이 잘 익은 것이라는 원칙(?)이 늘 지켜지는 건 아닙니다. 너무 잘 익어 상하려고 하는 경우, 수분이 말라 속이 빈 것 혹은 배꼽 작고 통통 소리 나고 선명하기도 한데 잘라보면 익지 않은 것도 있으니까요. 잘 익은 것 같으면서도 당도가 매우 낮은 것도 있구요.

그래서 수박을 사는 일은 사람을 참 많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결코 적지 않은 비용으로 구입하는 것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지요. 설익은 것을 사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쓰레기로 버려야하는데 부피가 많이 차지하고 파리 등 곤충이 껴 처리하는데도 애를 먹습니다. 특히 와이프가 엄청 싫어하죠.

돈날려 속상하고 못먹어서 화나고  쓰레기 때문에 곤혹스럽고...

괜히 돈만 날렸다는 안타까움에 뒤처리의 곤란함까지 있으니 말이죠. 시골이라면 소, 돼지, 염소 등에서 던져주면 되지만 도시에서는 쓰레기봉투에 담아야 버려야하니까요. 아파트가 아닌 이상 음식물 쓰레기통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구요.

(통통 두들기며)
“자, 이거 잘 익었으니 이걸로 들여가세요.”
“정말 잘 익었나요? 잘 익었다고 골라주신거 갈라보면 아닐때도 많아서요.”
“제가 수박만 10년째 입니다. 정 그러시면 여기서 갈라보세요.”

수박 장사 트럭 아저씨 직접 갈라보자고 하시지만 그 자리에서 갈라보기는 사실 힘듭니다. 갈라서 허옇게 안 익었으면 바로 바꿔줄 수 있는 문제지만 그냥 여느 수박색깔이라면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색은 잘 익은 것 같고 좋은데 당도가 많이 떨어질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 꿀수박 딱지는 어지간하면 다 붙어있지만 딱지는 딱지일 뿐 ^^

수박 고르기 : 적절한 비용으로 최대한 효과를 얻으려하니 이거 쉬운 일은 아니네요. 역시 비싼 게 제값을 한다는게 맞기도 하구요.

마트 같은데서 굵고 비싼 수박덩이를 단숨에 사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서요 ^^  아님 제가 너무 심도 깊게(?) 고민하는 걸까요? ㅋㅋㅋ 하지만 심도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이해해 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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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박 사진은 작년 이맘때쯤 찍은 사진입니다. 소리도 좋고 줄무늬도 선명했고 다 좋았는데 결과가 이랬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