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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식당 숟가락에서 거칠에 묻어나오는 이물질, 어찌하오리까?


엊그제 백화점 식당가에서 밥을 먹다가 숟가락들이 대략 이런 형상이었다.




식기, 세제물에 담갔다 빼는 식당 설거지...이물질 그대로 묻어나와

비위생적인 식당 설거지와 너무 꼼꼼한 가정집 설거지


엊그제 백화점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려다가 숟가락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된장과 밥풀이 한데 어우러져 숟가락 표면에 된장색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는 이물질을 보고는 말이죠. 숟가락 여러개를 살펴봤지만 역시 더덕더덕 붙어있는 이물질을 꽤 많은 숟가락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주방 설거지를 보니 세제를 풀어놓은 물에 그릇을 텀벙 텀벙 담그고 손으로 약 2초 정도 후벼낸 다음 흐르는 물에 약 1초 정도 헹궈내고선 자리를 잡는 식당의 빈 그릇. 수저 또한 순식간에 세척이 되는 장면을 목격했지요. 최소한 물에 10~20분이라도 불렸다가 세척했더라면 이런 흔적은 보이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어차피 음식이 담겨 나올 그릇이니 흔적만 없애면 되고 기름기가 있던지 고춧가루가 묻었던지 그것은 음식이 다 커버해주니 빠득빠득 닦아낼 필요는 없겠지요? 아니 물밀듯이 밀려드는 빈 그릇과 수저들을 꼼꼼히 닦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업주의 철저한 위생 마인드가 있지 않다면 속전속결로 식기들을 닦아내는 식당가들의 일반적인 현상은 지속 되겠지요. 차라리 조그만 식당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식기세척에 좀 더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여하튼 식기나 숟가락에 음식물, 기름기 등 이물질이 그대로 묻어나와 기분 나쁜 것도 있지만 세제를 묻힌 식기와 수저 등을 그렇게 엉성하게 세척을 하니 뱃속 건강에도 좋을리 없습니다. 세제 성분을 제거하려면 최소한 흐르는 물에서 5초 이상은 손으로 빠득빠득 소리 나게 닦아야 하는게 상식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뭐 그런 것 다 따지면서 머리 아프게 사냐며 질타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늘 눈에 보이는 것이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고 잘못은 잘못인지라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많은 손님이 드나드는 분주한 식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간적, 인력적 등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업주의 애로사항은 이해하지만 비용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식업을 하는 이상 최대한 손님들의 불편이 줄여야 합니다. 고객들의 당당한 권리이기도 하지요.

식당들이 이렇게 식기세척의 위생관리를 좀 허술하게 하는 반면 위생관리를 너무 철저하게 하는 바람에 피곤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저희집입니다.

아내는 설거지를 너무 꼼꼼하게 한다. 어느 정도껏 하고 쉬면 좋으련만...


식당 설거지와
비교되는 가정집, 너무 철저해 피곤


저희집은 아내와 제가 주로 같이 설거지를 하는 편입니다. 저녁이 너무 늦어지면 그릇을 그대로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제가 하는 경우도 많구요. 어차피 집안일이니 너나 구분 없이 하는 게 맞지만 남편들이 설거지를 한다면 ‘해 주는 것’, 혹은 ‘도와주는 것’ 등 설거지의 주체를 아내들에게 돌리는 경향이 큰 듯 합니다.

여하튼 아내의 설거지 시간은 평균 20~30분 정도이고 제가 하면 5분 정도입니다. 같은 양의 설거지 감을 두고 말이죠. 물에 충분히 불려놓은 그릇들인데도 아내는 세제를 묻혀 닦고 또 닦고, 겉면, 밑바닥까지 닦고 또 닦습니다. 흐르는 물에 헹굴 때도 손목을 돌리고 또 돌리고...

결국 아내는 세제 묻히고 맹물 이용해 헹굼질로 마무리 하는데 약 3분 정도 걸리는 듯 합니다. 프라이팬이나 큰 냄비, 솥도 아닌 밥그릇, 반찬그릇 등 비교적 작은 그릇 한 개 닦는데 이정도 시간이 걸린다면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하면 20초 정도면 그릇 하나는 거뜬한데 말이죠. 물론 저는 손에 힘이 있어 아내보다 효율적으로 더 빨리 설거지를 할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같은 양을 두고 볼 때 시간적 차이가 엄청 많이 나는 것이죠.

종종 이 설거지 문제로 아내와 저는 옥신각신 하곤 합니다. 저는 ‘정도껏 해라.’ 그러면 아내는 ‘이것도 정도이다’ 라고 하면서 말이죠. 아내 주장은 세제 후 맹물로 충분히 씻어야 세제 성분이 완전히 빠져나간다는 것과 그릇의 옆 밑바닥과 아랫면도 깨끗이 씻어내야 다른 그릇이 오염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맹물로 씻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더 뽀득뽀득 소리가 날때까지 더 많이 gpd굼질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릇의 옆면, 아래쪽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옆면, 뒷면에 특별히 기름이 묻은 것도 아닌 그냥 옆면, 아랫면일뿐인데...

어떤 날은 꾸벅꾸벅 졸면서 혹은 얼굴에 피곤이 한가득 몰린 상태에서 닦고 또 닦고 닦고 또 닦고 하니 제가 한마디 안할리 있습니까?

도와준다고 하면 마무리 깔끔히 안한다고 그냥 본인이 한다고 하고, 적당히 하고 빨리 쉬라고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설거지가 적당한게 맞다고 말합니다. 저는 일을 좀 효율적으로 하자고 하고 아내는 그것이 효율적이라고 하고 말이죠.

당장 썩어나가는 것도 아니고 하룻밤 묵혀 뒀다 제가 하면 그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하며 옥신각신 되는거죠. 그러다보면 아내가 너무 피곤하면 그냥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제가 하기도 하고, 고집을 꺾지 않고 끝까지 장시간동안 아내가 설거지를 하기도 합니다.

따져보면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 각자의 성격과 고집과 스타일이 있는 것이고 아내도 저도 각자 다른 면이 있는 것인데 서로 답답한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설거지 하는 것이 합리적인 걸까요? ^^ 식당은 너무 허술하고 우리집은 너무 꼼꼼하니 말이죠.


이 정도로 설거지감이 많을 경우 시간을 감당할 수 없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