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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알몸이 들여다보이는 남의 집 거실 논란에 대한 단상



자유,
내가 불편하면 상대가 편하고 내가 편하면 상대가 불편해질 수 있다


날이 덥다보니 이와 관련해 민망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종종 ‘알몸’ 사건에 대해 포스팅이 올라오는군요. 샤워 후 나왔을 때 누군가 자기집안을 훔쳐보고 있다거나하는 하는 등..

목욕 탕 안에서 샤워 후 깔끔하게 최소한 속옷이라도 입은 후 나오면 좋겠지만 열기로 가득한 욕실에서 그렇게 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거실에 나와 뒤처리를 하곤 하죠. 저같은 경우 처제가 같이 살고 있어 꿈도 꾸지 못하지만... ^^;;

우연찮게 창문을 통해 다른 집이 보이기도 하는데 샤워 후 알몸이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아도 상대편 창문을 통해 실루엣의 알몸이 감지될 때도 있고 반대로 샤워 후 맞은편 집에서 저희집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면 기겁하며 창문을 닫아버립니다. 대부분이 그렇지요.

엊그제 sunsun 님이 올려주신 이와 관련 된 글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샤워 후 훔쳐보는 여자와 마주치니 헉! 이라는 제목입니다. 의도적으로 sunsun 님의 집을 맞은편 아파트에서 지켜보다가 급기야는 그 여성이 sunsun 님을 향해 변태적인 행동을 보여 많이 민망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마치 남성 바바리맨 격이라고 할까요?

오늘은 광파리님께서 이와 관련된 포스팅을 해주셨습니다. 아파트 뒷동 아저씨가 샤워후에 블라인드나 창문 등을 닫지 않고 훤히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중3 딸도 그 광경을 보게 돼 몹시 불쾌했다는 내용입니다. 뒷동 아저씨도 맞은 편 아파트에서 다 보일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광파리님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댓글을 살펴보니 의견이 분분합니다.

1. 자녀도 있고 훤히 보인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블라인드나 창문을 닫는 조치 없이 스스럼없이 벌거숭이 다니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상식에 어긋난 일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

2. 집안은 완전한 사적인 영역으로 벌거숭이던 어쨌던 그것을 타인이 상관할 일이 아니며 오히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이 잘못이다. 어쩌면 사생활 침해일수도 있다. 그 모습이 불편했다면 본인이 창문을 닫아버리면 그만이다.

이 문제를 놓고 1번과 2번으로 나눠 댁슬 싸움을 하다보면 끝이 없을 것 같네요. 아파트마다 건축상의 구조적인 문제로 사생활 보호가 되는 곳도 있고 안되는 곳도 있기에 각자의 경험치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구요.

살아가는 일인만큼 어느것이 정답이다. 보편적이다 말하기는 힘드네요. 어찌보면 자유를 누림에 있어 얼만큼의 불편을 감수하냐 하는 정도의 문제도 있어 보입니다. 내가 편하면 상대방이 불편하고 역으로 내가 불편하면 상대방이 편해질수도 있지요.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이성적으로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법이나 제도가 정확한 잣대로 해결해 나서기 전에 우리 스스로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굳이 갑론을박 따지지 않더라도 상대를 생각하면서 한번 더 숙고하면 큰 마찰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훤히 들여다보이는 뒷동 아저씨’ 저 상황을 법이나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계속 쌍방으로 나뉘어 감정 섞인 댓글 싸움이 바른걸까요? 각자의 생각과 경험과 논리 혹은 추구하는 바가 달라서 이 상황에서는 진흙탕 싸움밖에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 의견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