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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외부인 출입금지' 그럼 나도 외부인일까?

 

 


 

 

 

외부인은 있는데 내부인은 사전에 없다?

 

 

어떤 사무실을 드나들어도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외부인 출입금지] 문구입니다. 사무실에서 일을 마치고 문단속을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뭔가를 잊어 다시 사무실로 올라왔습니다. 사무실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이 문구가 다시 눈에 띄는 것입니다.

 

‘지금 사무실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 나는 사무실 외부에 있으므로 외부인인데, 나더러 들어오지 말라는 문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우선 비번을 누르고 들어가 잊었던 물건을 챙겼습니다. 안에 들어가보니 이젠 제가 내부인이 된 것입니다.

 

어떤 공간의 외부에 있는 사람이면 외부인, 그 안에 있으면 내부인인데, 이 사무실 근무자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외부인. 이마나 얼굴에 ‘내부인’이라고 쓰고 다닐 수도 없는 일이고요. 사무실과 관계없는 사람 설령 그가 도둑이더라도 어찌해서든지 이 안에 들어오면 외부인이 아닌 내부인이 되는게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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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이 ‘외부인’이라는 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문구 대신에 ‘이 사무실 직원 외 다른 사람 출입금지’라고 써 놨더라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참으로 쓸데없는 고민이지요? ^^  이 문제를 심리적으로 보느냐, 아니면 국어학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긴하겠습니다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재밌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미디어 다음 국어사전에 ‘외부’라고 검색해봤습니다.

 

외부[外部]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 속하지 않는 범위.

 

이렇게 되면 저의 고민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외부’라는 뜻을 단순하게 ‘바깥’이라고 생각하니 내 자신이 외부인인지 내부인인지 고민하게 된 것이지요.

 

그렇다면 미디어다음 국어사전(어학사전)에 ‘외부인’이라는 말도 나와 있을까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외부인[外部人] 
어떤 조직 따위에 속하지 않는 사람

 

이로써 외부인 출입금지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습니다. 물건을 잊고 비번 앞에 서도 내 자신이 외부인이 아닌 내부인이라는 것이 국어학적인 측면에서 해결된 것입니다.

 

외부인이 ‘어떤 조직 따위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내부인은 ‘어떤 조직 따위에 속한 사람’ 이라고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어찌된 일인지 미디어 다음 국어사전에는 나오질 않습니다. 분명 ‘외부인’은 국어 사전에 나와 있는데 ‘내부인’은 나와 있지 않은 것입니다.

물론 포털 사전마다 다를수 있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와 있는 것과도 다를 수 있습니다. 외부인과 내부인...

 

일상생활이나 방송 매체 등에서 내부인과 외부인 중 어떤 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나요 제 생각엔 외부인이라는 말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외부인 출입금지’가 가장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외부인이 내부로 침입하다....라는 말은 흔히 쓰지만

내부인이 외부로 나가다...라는 말은 잘 안쓰듯 말이지요.

 

아마 제 생각에는 이 사회는 나, 우리 조직 위주로 돌아가고 있고 타인보다는 나, 우리라는 범위를 더 중요하게 또 일차적으로 생각하다보니 바깥에서 나, 우리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우려하고 경계하는 마음이 크다보니 외부인이라는 말이 더 익숙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