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에 따라 좌우되는 아파트 가격, 양보할 수 없는 싸움
경기도 성남시 분당이 분당 남구와 북구로 나눠질 전망이다. 분당 북구에는 판교 신도시가 포함된다. 따라서 그동안 성남 판교구 신설을 원하던 판교 신도시 입주자들이 화가 났다. 성남시의 기존 방침과 용역 결과, 분당구와 (가칭) 판교구로 나누는 것이 최적안이라고 밝혀왔지만 최근 들어 의견 수렴 및 국회의원, 시의원 등의 의견을 들어 판교구라는 명칭은 뺀 채 분당 남구와 북구로 나누는 방안을 마련해 다음 주 초 열릴 성남시 의회 의견 청취안으로 상정했다.
이에 대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입주하게 될 판교신도시 입주자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이들은 성남시청 홈페이지에 이틀동안 120여개의 항의글을 남겼고 지금도 계속해서 분당 분구에 대해 성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동안 분당아파트 입주자들과 판교 신도시 입주자들이 줄곧 마찰을 빚어왔다. 판교 신도시 입주자들은 ‘판교’라는 신도시 브랜드를 등에 업고 입주하는 것으로 당연히 ‘판교구’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분당은 판교라는 신도시 브랜드에 밀려 아파트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등 기존의 ‘분당신도시’브랜드 지키기에 애를 써 왔다. 분당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측은 그동안 5만명 서명운동을 이끌며 ‘판교구 명칭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해왔던 것이다. 분당의 명칭을 판교에 빼앗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이다.
명칭을 둘러싸고 어느 한쪽도 양보할 수 없이 팽팽하게 맞서는 분당과 판교의 입주자들, 명칭이 집값에 적잖은 영향을 주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을게다. 신도시의 브랜드 가치는 대단한 것이니까!
그나저나 행정안전부에서 분당을 분당 남구와 북구로 나누는 분구 심의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역 명칭에 따라 아파트의 가치가 달라진다. 판교신도시 입주자들은 '판교'라는 엄청난 신도시 브랜드를 믿고 판교에 입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판교라는 명칭 대신 '분당 북구'라는 명칭으로 거주해야 할 상황이다.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