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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푸른 전봇대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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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모 심으로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아침부터 고속도로는 밀렸고 라디오 방송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DMB로 관련 속보를 들으며 달려간 고향마을.

모를 심는데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큰형은 이앙기 부리고 저는 모판 대주고.... 이앙기가 한바퀴 심고 돌아올 동안 잠시 멍하니 있어야 하는데  늘 봐오던 풍경이 눈앞에 잡혔습니다. 전신주를 친친 감아올린, 빈틈없는 담쟁이 덩굴 말이죠.

항상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저 전신주와 담쟁이덩굴. 말 없이 묵묵히 그렇게 서 있는 저 풍경을 보면서 서거 속보가 머릿속에 마구마구 떠올랐습니다.

빈농의 아들, 친환경 농법, 자연환경, 환경운동, 시골, 자연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것들이 밭 한가운데 서 있는 저 담쟁이덩굴 전신주를 보면서 연상이 되더군요. 만약 도심 한복판에 서 있었다면 저런 느낌은 없었을지도 모르지요.

밀집모자, 카우보이 모자 쓰고 막걸리 즐기면서 자연속에서 자연의 한 부분으로 살고자 했던 고인, 너무 일찍 자연으로 돌아가 아쉬움이 크고 참 속상하네요. 안타깝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저 담쟁이는 조금도 변함없는 자태로, 푸르디 푸른 빛을 그 자리에서 내겠지요. 겨우내내 잊혀졌다 푸른 빛이 하늘 꼭대기로 뻗을 5월이면 생각이 나겠지요. 해마다 모심으러 가서 저 푸른 기둥을 볼때마다 카우보이 모자 쓴 푸근한 모습이 생각날 겁니다.  

기타를 치며 상록수를 부르던 모습 때문인가요?? 

늘 그곳에서 푸르게 서 계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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