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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교회 다니면 좋지만 너무 강요하는건 불편해요"


교회 권유하는 친하면서 동시에 불편한 이웃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아내와 그 집 엄마가 무척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 이웃집 엄마는 아내와 동갑이고 아이가 둘씩 있다. 서로 말 놓아가며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맛나는게 있으면 서로 나눠먹고 맛나지 않아도 뭔가 있으면 나눠주는 좋은 이웃이다. 밥 먹다가 밥이 부족하면 뛰어가 밥 공기를 나눠줄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참 좋은 현상이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불편한 일이 생겼다. 그 엄마가 아내에게 교회에 다니라고 줄기차게(?)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웃집으로 종종 교회 분들이 찾아와서 성경도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아내를 불러 동참한다는 것이다.

내가 교회를 굳이 반대하는건 아니다.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종교를 갖고 믿음직스럽게 신앙생활을 한다는데 나쁠 건 없다. 가서 좋은 사람들도 만나서 발도 넓히고 좋은게 좋은거 아닌가? 종교적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또 대부분 착하니까...

그런데 강권을 하니 문제다. 믿어야 천국간다고 말이다. 집안 경제를 걱정하면 교회 믿으면  해결된다고 하고...아직 믿음이 없는 우리집로써는 아직 그런 이야기에 기가 솔깃하지 않는다.

또 하나 아내는 복잡하고 외울 것 많은 성경을 보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교회를 다니더라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점이 아내에게는 마뜩치 않은 것이다. 또 두 아이들 건사하다가 교회에 가자고 하면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뭐 종교적인 믿음이 확고하다면 그런게 문제가 될 게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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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권유하는 사람은 전도이고 복음 전파라 할 수 있지만 아직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지겨울수도 있다. 자율적으로 마음에서 종교적인 믿음이 생겨서 다니면 좋을텐데 말이다..(사진 :연합뉴스 캡쳐)



종교적 믿음 좋아, 다만 강권 아닌 스스로의 믿음 생길때까지...

거부못하는 아내..내가 솔직하게 의사 밝히기로..

그 이웃집 엄마는 교회 권유에 대해 내가 모르는 줄 알고 있다. 부부 사이이니 당연히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하고 있을 뿐이다. 친하게 지내는건 지내는 것이고 교회 권유 때문에 아내는 요즘 힘들어하고 있다. 아내는 “나 교회 안다닐래.” 하고 이웃에게 딱 부러지게 말할 성격도 아니다.

그래서 그 이웃집 엄마에게 전화가 오면 일부러 안받기도 한다. 그 집으로 교회 분들이 와서 올라가게 되면 아내는 내게 문자를 한다. 몇분 후에 전화를 해달라는 것이다. 내가 집에 들어온다고 전화를 하면 그 집에서 탈출(?)할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그 이웃집과 쫒고 쫒기는 일(?)이 빈번하다. 뭐 주고 받으로 올때는 서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지만 우리집 입장에서는 속이 탈 노릇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교회 권유에 대해 단호하게 말하기로 말이다. 물론 아내는 못한다. 내가 하기로 했다. 일부러 찾아가서 말할 것까진 없다. 집앞에서 우연히 만나거나 우리집에 찾아왔을 때 인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려한다. 아직 못만나서 이야기를 못 꺼내고 있을 뿐이다. 있는 그대로 아주 자연스럽게~

“저기, 교회 다니는거 아내가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 것 같네요. 많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직접 이야기할 성격도 아니고...”

이 정도만 하려고 한다.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더 이상 교회를 강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친하게 지내는건 지내는 것이고 할말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친한 사이의 돈거래처럼 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얼굴은 웃는데 마음은 불편해야 하는가?  확실하게 풀건 풀어야지 말이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교회가 싫어서가 아니다. 그냥 지내다가 마음이 내키거나 어떤 특별한 동기가 돼 교회를 다니게 되면 다니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쇄뇌하다시피 하는 권유는 서로를 불편하게 만들뿐이다. 단지 속시원히 그 앞에서 말을 못할 뿐이지...

아, 이렇게 쓰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빨리 집앞에서 그 집 엄마를 마주쳐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