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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맞으러 시골까지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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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감기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습니다.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독감 접종이 필수인데 지금은 접종대란 시대입니다.(사진은 우리 아이)


요즘 병원 다니며 매일 듣는 말 "할아버지, 독감 백신이 없어요."
지금은 '접종 대란' 시대, 병 의원서 맞으라 홍보는 다 해 놓고...

제가 요즘에 병원에 다니고 있는데요, 동네 의원이죠. 폐렴기 때문에 두어 시간 정도 누워 링거를 맞고 있습니다. 누워서 들어보면 어르신들이 많이 찾아오시는데요 간호사들의 소리가 쩌렁쩌렁 울립니다.

“할아버지, 백신이 없어요. 보건소에도 없구요. 저희도 방법이 없어요.”
“뭐여, 그럼 어디서 맞으라구?”

계절 독감 백신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어르신은 이미 다른 병의원에 들렀다 허탕을 치고 다시 이 병원에 오신 것입니다. 연로하고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어렵게 병, 의원을 찾지만 이처럼 백신이 없어 접종을 못하고 허탕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링거 주사를 놓으며 간호사가 제게 말하더군요. 병원 찾는 분들의 80%가 독감 맞으러 오는 노인분들인데 백신이 없다구요.

병, 의원 입장에서도 참 번거로운 일일 겁니다. 어렵게 찾아오는 어르신들을 오는 족족 돌려보내야 하니 말이죠. 동사무소나 보건소, 병, 의원 등에서는 이미 ‘독감 바우처 제도’로 보건소가 아닌 병, 의원에서 무료 접종 한다고 다 홍보해놓고 어렵게 찾아가면 약이 없는 실정이니, ‘접종대란’을 거의 매일 경험하며 살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맞기 위해 번호표까지 받아들고 줄을 서고 심지어 경찰력까지 동원, 질서유지를 위해 통제했다는 뉴스 소식까지 들립니다. 성남시 같은 경우도 보건소가 집계한 노인독감예방 접종대상자는 11만 명이지만 보건소가 확보한 물량은 7000여개뿐이니 병, 의원의 백신이 남아 날리는 없는 겁니다.

시골 어머니, "보건소에 말할놓을테니 시골 와서 독감 맞아라"

우리집 꼬맹이 녀석들도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역시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B형 간염 백신이 부족해 난리더니 이번엔 신종플루 백신 여파로 계절성 독감백신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어제 저녁에 시골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더군요. 제 몸 상태가 좀 어떻냐구요. 그러다가 백신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머니도 백신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요 며칠간 고구마 캐느라 몸이 상해서 백신을 못 맞고 계신대요. 그래서 보건소에 잘 챙겨놓으라고 했다구요.

그러면서 얘들 접종했냐고? 백신이 없어 못하고 있다고 하니까 그럼 시골 보건소에 이야기한번 해 보겠노라고 하십니다. 백신이 여유 있으면 좀 몇 개 챙겨두라고...우리 아들 며느리 손주들 맞게 해달라고...

이게 가능한 일인지 시골 어머니의 순박한 마음인지 모르겠습니다. 시골에 가더라도 휴일이라 보건소에서 접종 받을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어머니 말맏따라 보건소에서 백신 몇 개를 정말로 챙겨놓을까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물론 시골 보건소라는게 너나 할 것 없이 이웃이긴 하지만요.

어머니 얘기 들으니 작은 형은 8만원 넘게 주고 식구 네 명이 독감 백신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지역마다 백신 확보 물량이 다르니 누구는 맞고 누구는 한없이 기다리고...어머니 입장에선 백신 접종한 자식은 우선 안심, 아직 못한 자식, 손주들은 불안하니 백신을 ‘쟁여놓겠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죠. 이것이 부모님 마음입니다.

신종플루 백신, 독감 백신 부족 사태가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충분한 양이 확보된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EU에서 백신이 많이 부족한 국가를 지원 혹은 백신 공유문제가 뉴스보도로 나오고 있네요.

이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국가에 대한 신뢰도? 문제인 듯 합니다. 미리미리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놨더라면 국민들이 이처럼 불안해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을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온가족이 백신 맞으러 시골로 내려가야 합니까? 가면 접종 받을 순 있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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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병의원에 백신을 맞으러 왔다가 허탕치는 일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