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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남의 차 찌그려놓고 모른척 하는 사람, 딱 걸렸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옛 말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 있죠. 비슷한 것으로 배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쓰지 말고 참외밭에서 신발끈 묶지 말라는 말이 있죠. 요즘 유행하는 말로 ‘까마귀는 날았을 뿐이고 때마침 배가 떨어진 것 뿐이고, 그냥 갓끈, 신발끈 고쳐 맨 것 뿐이고...“ 뭔가 오해를 하고 억울하게 안좋은 일이 때 맞춰 발생하는 상황을 뜻하는 것입니다.

옛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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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티즈가 뒤차 앞바퀴 부분 범퍼를 찌그러트렸다고 주장하시는 아주머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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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녹도 슬고 노란색 페인트 등의 흔적이 있는 차.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


순식간에 차량 뺑소니로 몰리다


어제 낮에 있었던 일인데요. 양쪽이 차로 막혀있는 협소하고 비탈진 주차공간. 아시는 분은 다 아시지만 성남 구시가지 주차문제는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그 협소하고 비탈진 주차공간에 열심히 주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씩 앞뒤로 이동하며 거의 다돼갈때쯤 앞바퀴에 빨려들어가는 게 있었습니다. 바퀴에 눌려 있다가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그 물체가 우지끈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나는 상황이었지요. 밤알크기의 돌멩이가 바퀴에 깔려 깨지면서 꽤 큰 소리가 났고 산산조각 나 순간적으로 튕겨나갔습니다.

차 문을 닫고 나오는데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가 저를 빤히 쳐다보시더니 제 차가 주차돼 있던 차를 박았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인지.

방금 박는 소리 들었다며 제 차 뒤에 주차돼 있는 차의 범퍼를 가리켰습니다. 그런데 그 차 앞 범퍼가 조금 찌그러져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명명백백 충돌한 사실이 없는데 공교롭게 상처가 나 있는 뒤차.

“아주머니 이거 제가 그런게 아니에요.”

그러나 아주머니는 제 말을 인정하지 않는 듯 그냥 내려가시더군요. 제가 남의 차에 상처를 내고 안그랬다고 발뺌하는 상황이 벌어진거죠. 지나는 행인 몇몇 분들이 이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정말 대략 난감이었습니다. 뻘쭘하기도 하구요.

우선 그 상태에서 차를 세워놓고 일을 보고 다시 왔습니다. 아까는 너무 경황이 없어 자세히 살피지도 못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차의 상처는 꽤 오래된 것이었습니다. 녹도 슬어있었고 어떤 노란색 물체와 충돌해 생긴 흔적도 보였습니다. 아니 이런 저런 정황을 따질 필요도 없는 것이죠. 저는 부딪힌 사실이 없으니까요. 지나는 몇몇 행인들이 그렇게 오해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 뿐이죠.

특정 상황이 그 사건의 실체는 아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여러 사람이 한 사람 바보 만들거나 매도하는 일이 이렇게 생길수도 있구나 라는 걸 느꼈습니다. 또 정확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한 특정한 상황만 보고 그것이 진실이거나 실체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떠올랐습니다.

인터넷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죠. 주워들은 이야기, 떠도는 이야기 즉 소문이 사실인 것처럼 포장돼 확대 재생산되면서 눈덩이처럼 커지는 경우죠. 알고보면 그 실체는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죠.

아, 억울하게 옥살이 하고 그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십년 넘게 법정싸움을 하고 있다는 어느 분의 이야기도 TV에 나오던데 그것도 생각나네요.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사실이거나 진실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