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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임시직이라도 붙어 있으려면...치열한 영업전쟁

"가정 방문해 인터넷 체크해주겠다"-사기 의심했지만..

엊그제 저녁쯤 한 통신회사로부터 휴대폰 전화가 왔습니다. 수업을 하고 있는데 어떨결에 받으니 통신회사더군요. 혹시 컴퓨터가 느리지 않냐며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도 잡아드리고 서비스 해준다고 하더군요. 편하신 시간대에 한번 방문한다고요. 저는 급히 전화를 끊어야겠기에 다음날 오전쯤에 방문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끊고 보니 좀 이상합니다. 고객 상담 전화 같은데 남자 상담원이 전화를 준 겁니다. 그동안 십수년 휴대폰이나 일반 전화 사용하면서 남성 상담원은 기억에 없었거든요. 인터넷이나 전화 가설, 이전 등 현장 기사분들은 대부분 남성분들이지만요.

혹시 통신회사 서비스를 사칭한 사기? 혹은 집을 방문해 컴퓨터를 손보는 척하면서 정보를 빼가는 것? 인터넷 뱅킹 관련 정보를 빼가려는 수작? 여하튼 제가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니까 컴퓨터를 이용한 온갖 사기 수법을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든 것이죠. 요즘엔 정말 하 수상한 일이 많이 벌어지니 일단 미심쩍은 부분이 곧 의심으로 이어지더군요. 믿고 살아야한다는 도덕적인 이야기는 유토피아, 이상세계에서나 존재하는 듯...

다음 날 아침 9시가 되기도 전에 다시 확인전화가 왔습니다. 곧 출발한다고 말이죠. 마침 저희집이 가까운 이사를 해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고 저는 못을 박고 있었습니다. 서비스 기사분이 오셨을 때 저는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따라들어갔습니다.

이것 저것 체크하시고 동생 방에 연결돼 있는 컴퓨터까지 친절하게 봐주시더군요. 혹시나했던 긴장된 마음은 완전히 풀어졌습니다. 뭐 업그레이드 하고 속도가 어떻고 만약에 인터넷이 연결 안되면 이거 잠깐 뺐다 꽂으면 되고...등등 설명을 들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의심했던 사실이 죄송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서비스 기사님!

서비스는 고객 소스 얻기 위한 방법이었다 ^^

서비스를 마치고 막 나가면서 기사분 하시는 말씀이

“혹시 xxTV나 인터넷 전화 사용하시나요?”

허걱! 그랬습니다. 인터넷과 TV를 연결해 시청하는 상품이죠. 인터넷 전화는 요즘 많이들 하고 있고요. 알고 보니 이 서비스 기사분은 영업을 하러 오신거 였습니다. 한달 동안 무료로 xx 티브 볼수 있게 무료 설치해준다고 하더군요. 인터넷 전화도 문의를 해보니 무슨 행사기간이라서 10여만원 하는 인터넷 전화 단말기를 무료로 준다고 하구요.

아내는 요모조모 따져본 후 인터넷 전화를 신청했습니다. 그 전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에 정보 듣고 확실히 마음을 굳힌 것입니다. 더불어 인터넷과 연결하는 xxTV 서비스도 신청했습니다. 한 달 무료로 해준다는 말에 한 것입니다.

요즘 보면 휴대폰이나 집전화로 자신들의 상품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보험 만기쯤 되면 정말 수십군데 보험업체서 전화옵니다. 금융기관은 또 어떻구요. 상대방이 듣던 말던 일방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통신회사는 이렇게 가정을 방문해서 고객에게 도움을 주며 영업 소스를 얻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괴한 혹은 사기수법 등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요.

어려운 시대, 전사적 차원에서 영업
굴삭기 회사 직원은 굴삭기 판매하고
필요없는 보험 들어주고 해약하고 반복...그래야 임시직이라도 붙어 있는다

어렵긴 어려운가 봅니다. 그 통신회사가 그렇게 발로 뛰는 영업을 하는 것처럼, 자동차 회사 직원은 굳이 영업파트가 아니더라도 자사 차를 판매해야 승진하거나 자리 유지하는 형편이죠. 굴삭기 회사 직원은 포크레인 팔아야 한다는 우스개 이야기죠 있죠. 단순한 우스개 이야기 같지는 않지만요.

제 동생도 산하기관에서 임시직(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데 보험 영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해 모든 형제들 무조건 보험하나씩 들어줬습니다. 불필요한 보험인데 일단 들어주고 1년 지나면 바로 해지합니다. 처음부터 거의 필요없는 것이고 동생의 실적을 위한 보험이기 때문에 해가 바뀌면 새로운 실적을 쌓아야 하므로 다른 보험에 다시 들어야 합니다.

식구들 입장에서는 돈만 날리는 셈입니다. 그렇잖아도 빠져나가는게 많아 늘 쪼달리고 부담되는 상황에서 보험 해약하면 원금의 절반 정도 밖에 못받습니다. 그런데도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생 입장에서는 이렇게라도 해야 임시직으로 붙어 있을 수 있고 그래야 훗날 정규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겁니다.

모 통신회사 영업 전략(?) 이야기하다가 다른 곳까지 이야기가 번졌네요. 이 불황을 헤쳐나가는 아니 불황속에서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지만요. 우리 회사 임직원 분들 중에서도 꽤 많은 분들이 집으로 들어가셨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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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홍의 늪을 언제쯤 헤어나올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