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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등교길 15톤 덤프트럭에 치여 하늘 간 친구여, "편히 쉬렴 "




"학교 밀집 지역 등교시간에 15톤 덤프트럭 흙 잔뜩 싣고 교문 앞에서 여고생들 덮치다"

-왜 하필 그 시간에 공사를...학생들, 시민들, 네트즌들 항의 빗발


지난 17일 오전 7시 40분경 성남 중원구 성남동 S여고 교문 앞길에서 덤프트럭이 여고생 두 명을 덮쳐 1학년 박모양(17)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최모양(17)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등굣길에 발생한 이번 사고는 S여고 급식소 증축 현장에서 나온 흙을 실어 나르던 15톤 덤프 트럭이 내리막길에서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브레이크 파열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에 경찰은 트럭운전사,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에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네티즌들은 포털게시판 등을 통해 “꼭 등굣시간에 공사를 진행했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사고 당일 ‘S 여고생 사고’는 사고 당일 몇몇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 1위로 올랐으며 사고 이틀이 후인 지난 19일과 현재 시간인 20일 오전에도 한 포털 사이트 실시간 주요 검색에 오르락내리락 했습니다. 해당 학교 홈페이지는 접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구요.

19일 오전 사고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데 이 학교 관계자는 “이미 다 끝났고 취재 해 간걸 왜 또 취재하냐”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습니다.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친구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화꽃과 메모, 편지를 쓴 종이비행기 등이 놓여져 있었고 애도의 마음을 적어 붙여 놓는 학생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앞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세상에 불쌍해서 어쩌나, 왜 위험하게 등굣길에 공사를 하냐”며 탄식하기도 했습니다.


** 취재 후기 **

성남시청이 다음 달 총 공사비 3222억원짜리 초호화 새로운 청사로 옮긴다고 하네요. 이사 잘 하시기 바랍니다. 난데없이 성남시청 신청사 이전 이야기 꺼낸건 아닙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S여중 주변에는 S 여중 포함해 총 9개의 초등고등학교가 거의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학교 밀집 지역이죠.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지점으로 올라오는 등굣길에는 참 ‘아이러니컬’ 하게도 인도가 없습니다. 등학교길에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차와 학생들이 뒤엉켜 다니는 등학교길 풍경이 연출되죠. 수년전부터 이 길을 확장해 인도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성남시는 아직 그것을 실행에 못 옮기고 있습니다. 그런 성남시가 신청사로 이사를 간다고 합니다.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무수한 뒷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앙일간지나 공중파에서는 아직 이 사고를 보도하고 있지 않지만 실시간 검색 1위로 떠오르면서 까페, 블로그 등에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고 있습니다.

성남시청, 경기도 교육청, 성남시교육청 등에 학교측, 공사업체 측의 책임을 묻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고 아고라 청원, 추모서명란에도 글들과 서명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MBC <PD수첩> 제보란에 벌써 이번 사고를 취재해 달라는 제보도 올라가 있음을 19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천 개의 댓글들 중에는 상당부분이 이 학교 학생들의 댓글들인데 이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바가 있습니다. 이번 사고 전에 있었던 시설 측면에서의 학교측의 문제점,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의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되는 학교측의 대응 등등...있어서는 안될, 결코 해서는 안될 문제점들이 수많은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학생보다는 건물을 더 사랑했다’는 부분인데 많은 분들이 이미 댓글에 댓글을 통해 보셨을 겁니다.

특히 등교시간에 공사진행을 한 것에 대해 책임 논란이 일 듯 합니다. 학교측은 등하교 시간대에 공사를 하지 말라고 했고 공사진행측에서 그 시간대 공사를 진행한 것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한 상태라 책임이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고 후 교내방송을 통해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이 부분(학교는 책임 없음)을 다시한번 주지시킨 것이 많은 네티즌들이 관청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리게 된 요인이기도 합니다.

한 어린생명이 끔찍하게 비명에 갔습니다. 또 한 친구는 다리를 잘라내고 평생 불구로 살아야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억울하고 어이없는 사고에 대해 박 양의 넋을 위로해줘야 합니다. ‘잘못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대비책을 확실하게 세우는 것이죠.

우리사회는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태가 만연돼 있습니다. 그런데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는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가 없어진 것은 소도둑 탓이다 혹은 울타리를 튼튼하지 만들지 않은 주인이나 목수 탓이다 또는 소 스스로 나간 것이니 도둑도 주인도 목수도 아닌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하면서 책임 공방만 벌이는 경우이지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고 현장 그 자리에 많은 국화꽃과 친구, 선배, 후배들이 고인을 그리는 메시지가 가득했습니다.

가을 하늘 빛 나는 9월의 아침 등교길이 마지각 학교 가는 길이 될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많은 인터넷 댓글을 출력해서 갖다 놓았다.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친구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너무 무거울것 같다.

가슴을 징하게 만드는 고인 선배의 메모 편지. 어떤 위로의 말도 소중한 아이를 잃은 유가족의 슬픔을 대신할순 없을 것입니다.


누군지 모르지만....으로 시작하는 애도의 글입니다. 학생들 마음이 다 그럴겁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이니셜만 적은 친구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뿐 아니라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도 이번 사고를 무척 안타까워 하고 있었습니다. 왜 등교시간에 공사를 하느냐며...


그리운 마음을 편지에 적어 종이비행기로 만들어 이곳에 놓았습니다. 종이 비행기처럼 가볍게 훨훨 날아서...천국으로~


사고 당시 충격이 어느정도 인지 짐작하게 합니다. 담벼락이 부서졌습니다.


이 진입로로 4개 고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 교직원 등 1000여명이 등하교 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비탈길입니다. 공사하는 차량이 정문 앞 비탈길에서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브레이크 파열이 일어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자세한건 국과수 결과가 나와야겠지요.


이 학교 급식소 증축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흙은 실어나르던 15톤 덤프트럭에 의해 교문 앞에서 희생됐습니다.


보람찬 우리 일터 무재해로 만들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집니다.


공사차량이 교문을 통해 드나드는데 차량폭이 넓다보니 계단까지 길로 사용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성남시청 게시판에 올라온 이번 사과 관련한 글입니다. 20일 새벽 12시 30분 약 480여개의 관련 댓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낮시간인 지금은 얼마나더 많은 글들, 추모글, 질타하는 글들이 올라왔겠지요.


경기도 교육청에 올라 있는 댓글들.


성남시 교육청에 올라와 있는 이번 사고 관련 글. 이번 사태가 결코 간단하게 넘어갈 일은 아닌 듯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