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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한티역 역주행 택시사고와 분당 대형마트 승용차 추락사고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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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발생한 분당 대형마트 주차장 스용차 추락 사망사건현장, 승용차가 구멍난 외벽을 뚫고 밖으로 추락했다. 왜 베타랑 운전자는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을까? 미스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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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의 처참함을 잘 보여주는 사고 현장이다.


두 사고, 왜 급박한 상황에서 브레이크 제어 못했을까?


어제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의 ‘한티역 택시 역주행 사고’ 편을 보고 가슴이 턱 막혀왔다. 앞뒤가 맞지 않고 비 논리적이며 모순 투성이인 상태로 수사결과를 발표한 경찰. 일반인이 봐도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수사결과를 내 놓은 경찰이 어제 TV 에서 “사고택시에 브레이크 등이 들어왔는지 안들어왔는지 목격자의 진술이 뭐가 중요하냐?”고 말하는 인터뷰를 보면서 영화 찍는 줄 알았다. <살인의 추억>에서 바보 백광호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얼렁뚱땅 경찰의 수사가 떠올랐다. 브레이크를 밟았느냐 안밟았느냐는 이번 사고원인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인데 중요하지 않다니....

작년 여름 성남 분당의 한 대형마트에서 승용차가 주차장 외벽을 뚫고 추락해 부부가 그자리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사고현장을 두어번 다니면서 취재를 했었다.



당시 추락 직전 CCTV 화면에서 사고차량의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사고 발생 19초전 5층에서 4층으로 내려오는 내려막길에 브레이크를 밟은 것이 당시 CCTV 판독결과 확인됐다. 그렇다면 왜 그 급박한 상황에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걸까? 무슨 사정이라도 있었던 걸까?

그러고 보면 작년 여름 분당 대형마트 주차장 외벽 추락 사고와 이번 한티역 택시 역주행사고는 공통점이 있다. 그 급박한 상황에서 왜 차를 세우지 못했느냐 하는 것이다. 당시 사고는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잠정 결론이 났는데 그 후 그 결론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분당 대형마트 주차장 추락사고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유가족측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A4 8페이지 분량의 사고 경위서를 받았었다. 당시 유가족의 입장은 언론에서 대변되지 않아 해당마트 앞에서 천막시위까지 한 바 있다.

운전경력 12년의 사망자 염씨. 정신병, 지병, 우울증, 운전미숙, 가정불화 등을 짐작할 수 없었던 유가족들은 이번 사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취재하면서 이 마트의 한 관계자는 “급발진 사고인 것 같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 유가족측도 처음에는 급발진 등 차량 결함에 따른 사고일수 있다는 의견을 냈으나 국과수 검사 결과 급제동, 스피드 마크 등 차량결함의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에 따라 그 의견은 쏙 들어갔다. 유가족은 자동차 전문가가 아니니 더 이상 따져봐야 소용없는 일.

그 후 변호사를 선임하니, 헌법소원을 제기하니 하는 등의 유가족 측 의견이 있었으나 아무것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개인이 대기업인 대형마트나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싸움을 한다는건 무모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유가족을 상대로 한 취재도 흐지부지 그렇게 중단됐다. 유가족에 있어서 그 사고는 여전히 미스테리이다. 한티역 역주행 사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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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경찰서 홈페이지. 이번 재수사를 촉구하는 글로 가득하다. 방송사 PD를 불러다가 조사하는게 낫겠다는 의견까지 나와있다.




피해자들 : "갑자기 차가 급가속 시작했다, 브레이크 밟아도 소용없다"
자동차회사 : "구조적, 기술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언제나 돌고도는 이 상황...급발진 추정사고는 모두 운전자의 과실인가?


이번 사건을 보면서 뉴스를 검색하다가 참 희한한 기사를 보게 됐다. 뉴스보도에 따르면 1년에 자동차 급발진 사고로 추정되는 한국소비자보호원 피해건수가 100여건이 넘는데 이 중 자동차 회사가 잘못을 인정한 것은 단 한건도 없다. 급발진 사고라고 추정되는 자동차 사고는 죄다 운전자 과실이라는 이야기다. 운전자들 이야기는 갑자기 차가 굉음을 내며 달렸다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반면 자동차 회사는 기술적, 구조학적으로 그런 일은 발생할 수 없다고 하고 말이다. 참으로 모순적이고 미스테리한 일이다.

망자만이 그 진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망자는 말이 없다. 그 주변 경찰이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런데 경찰은 의지가 없는 것 같다. 아니 실력이 없는 것인가?

그 많은 목격자들과 자동차 정비공들의 경험담과 진술, 자동차 공학상의 구조적, 기술적인 실험과 객관적인 증거, 정황포착 등 사건의 핵심이 될 만한 부분들은 조사하거나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단랑 동영상 하나 보고 심장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어이 상실’이다. 경찰이 하지 못하는 일을 오히려 네티즌들이 하고 있다. 여러 가지 객관적인 정황들을 인터넷에 쏟아내며 반드시 재수사를 해야한다고 사고 직후 택시안 블랙박스 동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수서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도 경찰을 성토하는 글로 가득하다.

이는 경찰에 대한 마녀사냥도 아니고 ‘견찰’이라며 폄하하는 발언도 아니다. 이번 사건을 얼마나 성의없이 수사했고 사고 원인을 한 개인의 병적 요인으로 결론내고 서둘러 사고차량을 폐차해버린 경찰의 부실수사를 규탄하고 재수사 할 것을 이구동성으로 요구하는 국민의 소리이다.

아무리 못해도 ‘기본은 하자’ 이것이다.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고 안들어오고가 뭐가 중요하냐고?’

사건은 이미 검찰로 송치되고 유가족들 가슴만 새카맣게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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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이 보내온 사고 경위서. 유가족은 경찰의 발표만 믿을수밖에 없다. 대기업을 상대로 싸울만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