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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산부인과 오자마자 받는 34만원 짜리 수술은 뭘까?

열흘 전 둘째 낳은 아내, 출산 후 후속조치가 잘 됐는지 검사받으러 산부인과에 갔다.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30분쯤 기다리고 있는데 젊고 매우 세련된 모습의 남녀가 산부인과에 들어왔다. 20대 초중반 쯤 돼 보였고 부부사이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여하튼 수수한 차림의 임산부와 남편 모습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잠시 후 아내는 A 의사실, 그 젊고 세련된 남녀는 B 의사실로 들어갔다. 남자가 머뭇거리며 “같이 들어가도 되나요?”라고 간호사에게 묻는 걸로 보아 산부인과는 처음 방문한 것 같았다. 아내가 임신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 들르는 남편들은 당연히 아내와 함께 진료실에 들어가니까.

얼마후 우리부부와 그 젊은 남녀가 동시에 각각의 의사실에서 나왔다. 초미니스커트 위에 입었던 원피스를 벗어 손에 들고 나온 것으로 보아 임신 관련 진료를 받고 나온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카운터로 갔다. 나는 주차증 확인받고 아내는 진료비 내면서 다음 진료 예약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젊은 남녀에게 간호사가 하는 말이 들렸다. 무슨 양식에 뭔가를 열심히 적으며 수술을 할거니까 앉아있으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수술을 하려는 것일까? 산부인과에 들어오자 마자 말이다.

바로 그때 그 간호사가 양식에 적던 내용이 우연찮게 낸 눈에 보였다. 약 3초 정도 내 눈에 스쳐간 그 양식에는 세련된 여성의 나이가 85년생으로 적혀있었고 34만원 이라는 수술비용이 게재돼 있었다. 산부인과에 오자마자 수술을 하고 수술 비용까지 미리 다 나와 있는 그 수술은 도대체 무엇일까?

오로지 한가지 밖에 예측이 되지 않았다. 공공연한 비밀 ‘낙태’

원치 않은 임신으로 죽어가는 불쌍한 태아들이 얼마나 많을까? 오죽하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할까?


**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서정희의 '낙태' 노래는 작사 작곡하신 고윤석님과 서정희씨 그리고 음반사, 소속사 등으로부터 사용해도 좋다는 '사용허가'를 받은 것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