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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연봉 2억 남' 과 소개팅 했는데...

'연봉 2억 남'과 소개팅하게 된 지인

날씨도 춥고 마음도 춥다. 이 추운날 싱글들의 마음은 어떨까? 싱글을 ‘고집’하는 사람과 ‘탈출’하고 싶은 사람은 각각 마음이 다르겠다. 이번 이야기는 ‘탈출’쪽으로 가야할 것 같다.

‘지인’으로 칭해야 할 것 같다. 그 여성 지인이 또 일주일전에 소개팅을 했다. 이 지인은 ‘반드시 결혼을 해야한다’거나 ‘영원한 싱글로 살겠다’는 극단주의적은 아니다. 쉬운 말로 소개팅 해보고 서로 맘에 들면 만나보고 그러다가 결혼할수도 있고 그게 안되면 혼자 사는거고...뭐 이런 ‘주의’이다.

올해 33살 그녀. 그런데 이번 소개팅에는 정말 ‘파격적인’ 조건이 있었다. 올해 39살 됐다는 남자의 연봉이 무려 2억원이라는 것. 남자가 회사를 다녀서 연봉이 그렇다는게 아니고 무슨 사업을 하는데 한해 2억 정도는 벌고 있다는 것이다.

어렵게 살아가는 이 시대, 연봉 2억이 아니라 연봉 2천, 아니 그달그달 100만원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이마저도 힘들도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숱한 상황인데 1년 벌이 2억이라? 내 딴에는 까무러치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와 매우매우 가까운 지인에게도 이런일이 있다니...

그래서 이번 만남은 매우 신중했다. 그 남자를 소개시켜 준 중재자는 ‘아무나 소개시켜주지 않는다’라는 말을 강조하며 이번 만남을 주선했다. 잘하면 술이 석잔이요, 못하면 뺨이 석대라는 중매쟁이..참 쉽지 않은 일인데 중재자가 한 다리 건너 알게 된 사람(2억 연봉)을 어렵게 소개해준 것이다.

여기서 ‘아무나 소개시켜주지 않는다’에서 나는 자꾸 ‘연봉 2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중재자는 그것이 주가 아니라 사람이 별로 나무랄데 없다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자꾸 ‘연봉2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크게 모나지 않으면 만남 지속하라 권고...그러나 첫인상 별로
첫인상이 전부 아니니 만나면서 알아가고 개선하면 좋을 터...

소개팅에 나가기 직전 나는 여성 지인에게 “어지간하면, 특별하게 모난데가 없거나 무난하면 계속적인 만남을 가져보라”고 이야기해줬다. 사실 이 여성지인도 경제적으로 좀 어렵게 사는 편이라 이런 기회에 어느정도 사람만 좋으면 더할나위 없을것이라는 심산이 내게는 깔려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들 수 있는 마음일 것이다.

일명 ‘연봉 2억남’과 3시간의 만남이 이어졌다. 결과가 어땠을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2억남’은 지인을 맘에 들어하는 눈치였다고 한다. 그런데 지인은 ‘2억남’의 첫 인상이 썩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았던 모양이다.

약간 작은 키에 마른 체구, 하루 1갑 반 정도의 담배를 피우고 주량은 상대적으로 약한편인데 조절을 못하고 과음을 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씀씀이가 좀 크게 느껴졌으며 자신있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지 않고 옆 주선자로 하여금 말을 하게 만드는 어떤 소극적인 자세 등을 봤다고 한다.

이에 대해 나는 키 작은 건 어쩔 수 없고 잘 먹어서 찌우면 되고, 담배야 끊게 만들면 되고, 술은 그날 기분이 좋아서 주량보다 더 마신것 일수도 있고, 어느정도 되니까 그정도 씀씀이는 크다라기 보다는 적당한 것이며 주선자가 빠지고 단 둘이 있으면 말을 자연스럽게 잘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펼쳤다. 안 좋은 상황을 좋은 쪽으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글쎄 내가 보기엔 별로 큰 문제는 없고 첫 느낌일뿐인데, 첫 느낌이 안좋더라도 만나면서 알아가고 고쳐가고 하면 좋을거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그날 헤어질때 서로 연락처도 주고 받지 않고 나왔단다. 일주일이 넘도록 주선자들에게서 연락도 안오고...

이렇게 깨지는 것인가?

얼마전에 먼곳으로 이사간 옆집 할머니 아들이 생각난다. 맞선 많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 퇴짜를 놓곤 했는데 지금은 아들 나이가 40이고 좋은 세월 다 갔다고 말이다. 그래서 언제든지 나서는 여자가 있으면 무조건 장가를
보낸다고....

그런데 '연봉 2억' 왜 이렇게 쉽게 떨쳐지지 않는걸까?

나만 그런걸까? ^^

결혼이라는 대사에 있어 사람 됨됨이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경제적인 면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니 말이다. 경제적인 문제로 헤어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니...성격 안맞아 헤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한번쯤 더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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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나서 알아가고 사랑하고 결혼까지 골인한다는것, 쉽지는 않은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