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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참여시 쓰기

왜 벌거벗은 자연산은 찾지 않는가?

연평도 포격 사건때 잿더미 속에서 발견한 소주병을 보며 '폭탄주' 발언을 했던 정치인
룸싸롱에서 '인간'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는 정치인....
이 두가지 사건을 한편의 시로 써봤습니다.
이것은 '현실 참여시'입니다. 비판 혹은 패러디로 보시면 됩니다.


왜 벌거벗은 자연산은 찾지 않는가?


소주 한잔에 삶의 애환을 달래던 공사장 인부 두 명이
포탄을 맞고 별이 되었다
소주에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 팔던
구멍가게가 포탄에 일그러졌다
검게 그을린 잿더니 속에서
발견된 소주병을 보면 그들이 생각난다
공사장에서 삶을 망치질하던
인부 두 명이 얼비쳐간다
포탄의 주저앉은 구멍가게 잿더미 속에서
우뚝 솟은 소주병을 보며
깊고 넓은 주름과 한탄의 세월속에서
구부정해진 구멍가게 주인의 눈물이 생각난다
그 소주가 그들의 눈물인가?
못다 이룬 꿈이 소주 알코올처럼 스러져가는가?
포탄이 떨어진 자리에는 온통 눈물뿐이다
하지만 눈물과 소주를 구분 못하는 눈먼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잿더미 속에서 우뚝 솟은 소주병을 보고
완전 폭탄주라며 웃었다
그들이 웃을 동안 사람들은 북적한 찜질방 속에서
싸우나 물 내리듯 눈물을 쏟아냈다
룸싸롱에서 말아먹던 폭탄주 생각이 났나보다
화기애애, 후끈후끈 달아오른 룸싸롱의 폭탄주가
포탄에 스러지고 만 차디찬 폐허 속에서 발견될 줄이야...
눈물은 아래로 떨어져도 술잔은 위로 올라간다고 했던가
화기애애, 후끈후끈 달아오른 롬싸롱의 폭탄주를 돌리며
그들은 자연산을 찾는다고 했다
인조품이나 양식이 아닌 자연산이 좋다고 했다
육질은 부드럽고 식감은 쫄깃한 자연산
포탄 맞고 눈물 쏟아낸 그들은 자연산이 아닌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발가벗긴 채
꽁꽁 얼어버린 포탄속의 자연산은 왜 찾지 않는가?


** 연평도 주민들을 발가벗은 자연산으로 빗대어 쓴 건, 아직 삶의 터전을 온전하게 보장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발가벗었다' 라고 표현한 것이며 연평도가 자연친화적인 삶의 터전이므로 롬싸롱의 자연산 비교, 대조를 하기 위해 '자연산'으로 쓴 것입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들은 자연산을 찾는다고 했다. 양식도, 인조도 아닌 자연산을 좋아한다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