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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영정 앞을 구둣발로 올라가고 싶었을까?


돗자리 깔린 영정 앞 제단, 신발 벗고 올라가 조문하는것 모르는 사람도 있는가? -성남 시장 '구둣발  조문' 사건을 보며...


방금 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국화 한 송이 올려드렸죠.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오전인데도 조문객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소탈했던 생전 사진 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굳이 조문객이 아니라 행인들도 사진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연신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 모습 보니  왜 그리 마음이 찡하던지요. 그 분위기속에 있으면 눈물이 절로 나게 되더군요.

사진을 보는데 지난 26일 이대엽 성남 시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을 하면서 구둣발로 제단까지 올라가 조문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참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고위 공무원들은 모두 신발을 벗고 조문을 하는데 성남 시장 혼자서만 구둣발로 제단의 돗자리 위에서 조문을 하는 모습이라... 시측의 해명글을 보니 시장이 맨 앞에 섰기 때문에 다른 공무원들이 신발 벗는 모습을 보지 못해 맨 앞줄의 시장만 이상하게 된 것 이라고 했더군요.

그 자리가 신발을 벗어야하는 자리인지 신고 있어야하는 자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던 건가요? “현장 여건상 꼭 신발을 벗어야하는 자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시측의 설명을 듣고보면 더욱 더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전직 대통령의 영정이 보이고 바로 앞 제단에 돗자리가 깔려 있으면 당연히 신발 벗고 올라가 향을 피우거나 국화를 헌화한 뒤 절을 올리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요. 물론 종교적 이념에 따라 합장, 묵념, 큰절 등 인사를 드리는 방법은 다르지만 대부분은 제단 돗자리에서 절을 하게 됩니다. 그럼 일반 시민들은 시장의 발자국의 먼지가 묻은 제단 돗자리에서 절을 해야하는 건가요?

그렇잖아도 성남시는 뒤늦게 분향소를 설치하면서 동네 사람들 말고는 일부로 차를 타고 가서 조문해야 할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분향소를 설치했다는 주장과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죠.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셨을 때 뒷짐 지고 조문을 하던 전두환 전 대통령 모습이 떠오르네요. 유리관속 추기경 모습을 마치 동물원 구경하듯 뒷짐지고 바라보면 전 전대통령의 모습 말이죠.

당과 정치적 이념 등을 떠나 국가 원수를 지낸 전직 대통령의 국민장 기간입니다. 설령 당이나 정치적 이념이 고인과 맞지 않아 굳이 애도를 하지 싶지 않아 형식적으로 조문을 한다해도 고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합니다.

아직 젊은 저이지만 문상을 많이 다녀봤습니다. 빈소에서 ‘현장 여건’을 따지기보다는 습관적으로, 자동적으로 신발부터 벗어놓고 영정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되는데, 이것이 인지상정 아닌가요?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두번째 자치단체장을 지내고 계신 고희를 훌쩍 넘기신 분이 그걸 모르고 계실리는 없을테고요...다른 시 관계자들은 모두 알아서 신발 벗고 들어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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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속에서 환히 웃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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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앞 제단 돗자리 위에서 혼자 구둣발로 조문을 하고 있는 성남 시장 모습. 출력된 이 기사와 사진이 분향소 앞 대통령 생전 사진 전시한 곳에 함께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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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자료 등을 보며 연신 눈물을 흘리는 한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