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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정신 나간 경찰인가? 건수 올린 기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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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프카니스탄 피랍사건으로 고인이 된 고 심성민씨 장례식 모습, 오열하는 부모님을 향해 "지금 심정이 어떠신지요?" 라고 묻기도 한다. 기자들은 정당하게 취재하고 있는게 맞는가? 앉아서 '카더라' 통신만 남발하는건 아닌지...우리 모두 함께 돌아봐야 할 때이다. (사진은 당시 현장에서 직접 촬영)



상황근무 후 휴식시간에 골프 연습한 경찰 간부 논란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서 상황 근무를 마치고(교대하고) 휴식시간에 사무실에서 1시간 정도 스윙(골프연습)을 한 경찰 간부가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1100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댓글 양상은 당사자 경찰을 비판 혹은 비난하는 축과 그 기사를 쓴 기자를 비판 혹은 비난하는 축으로 갈렸습니다.

‘정신나간 경찰’ 이라고 까지 표현했으니 경찰에 관련된 직종에 있다거나 공무원들이라면 아마 그 기사에 대해 할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우선 상황 근무 교대하고 휴식시간에 가로세로25㎝×40㎝ 매트위에서 골프 연습을 한 경찰 간부의 행동을 살펴보겠습니다.

경찰은 공무원으로써 국가공무원법상 13대 의무를 지게 됩니다.

성실, 복종, 직장이탈금지, 친절공정, 비밀엄수, 청렴, 영예등의 수령규제, 품위유지, 영리행위 및 겸직금지, 집단행위금지, 정치활동금지, 종교중립의 의무

이 중 그 경찰 간부의 행동은 ‘품위유지’ 혹은 ‘청렴’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청렴이 재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아야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긴급한 수해기간중 개인집도 아니고 사무실에서 골프연습을 했다는게 모양새가 별로 좋진 않지만 휴식시간에 했다는 점에서 13대 의무에 벗어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민 정서상 그리고 수해피해를 본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 경찰 간부의 행동이 속이 터질수도 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쉬는 시간에 개인적으로 운동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구설수에 오른것에 대해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서장도 아닌 간부인데 휴식시간에 잠깐 운동한 것이 자신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으니까요. 여타 기사에서도 “휴식시간에 골프를 한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 라고 나온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죠.

휴식시간에 테니스, 베드민턴 쳐도 문제 될까?

다음은 해당 기자의 행동입니다. 언론의 기본적이고 일차적인 목적은 불공정하고 부조리가 있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고발하여 국민에게 알리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물론 고발기사, 비판기사를 쓸 때는 공정하고 자세히 취재하고 있는 그대로 기사에 써야합니다.

그런데 이번 기사에서는 우선 터트리고 보자는 식의 뉘앙스가 풍겼습니다. 경찰 간부가 휴식시간에 스윙 연습을 한 것에 대해 이렇게까지 구설수에 올라야하는 것인지 법적으로 혹은 규정, 의무상 문제가 되는지 안되는지 심사숙고 하지 않고 그냥 독자들의 감정을 예상해 매우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또한 기사 글에 ‘딱딱 소리 내며’, ‘골프채를 휘둘렀다’, ‘오히려 반문했다’ 등 굳이 이렇게까지 표현할 필요가 없는 사실 정보전달성 기사(스트레이트 기사)지만 기자의 개인감정이 섞인 듯한 표현들이 들어갔다. 칼럼이나 사설 등 오피니언 코너가 아닌데도 말이다.

상황이 이쯤되니 댓글등을 통해 “그 경찰간부가 골프가 아닌 테니스나 베드멘턴을 연습했어도 기사 쓸 것이냐?”, “기자 한 건 했다. 공무원들 사생활은 어떻게 그렇게 숨어서 잘들 찾아내느냐, 기자들의 사생활은 도대체 누가 취재해서 기사로 올리냐?” 등의 댓글이 빗발치는 이유이다.


언론도 경찰공무원도 신중에 신중 거듭해 운신해야

우리 언론의 문제점들이 아주 작은 것을 매우 크게 부풀리거나 청문회 혹은 국정감사때 국회의원들 발언 중에 “아니면 말구~”처럼 무책임한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니면 말구~’식의 발언이나 언론보도, 어느 특정집단에 대한 국민적인 반감정에 무게를 실어 ‘성토’가 아닌 ‘공격’은 결국 누군가의 인생을 망가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자세히 알아보고 공정하게 혹은 기자로써의 사명감과 공정심을 갖고 취재를 하고 글을 내보내야 할 것이다.

공무원으로써의 품위 유지와 청렴 등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사적인 시간의 개인적인 일이라도 주변의 상황을 보면서 한 인간으로써의 삶에 앞서 공무원으로써의 자세를 먼저 살핀 후 그 행동의 여파까지 생각하면서 운신의 폭을 조절해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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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의 자리가 원래 그렇다. 잘해도 표시 안나고 조금만 잘못하면 욕먹는 그런 자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