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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내가 만약 <아내가 결혼했다>의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까?

영화 관람 후 30대 중,후반 기혼, 미혼 여성들의 이야기 들어보다

나를 포함 직원 6명이 며칠전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봤다. 몇몇은 007, 나머지는 이 영화를 보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5명 모두 여직원이며(우리 회사는 여성조직이라고 해도 과언 아님) 이중 1명만 30대 후반의 미혼 여성이고 나머지 4분은 30대 중후반의 기혼 여성이다. 자녀는 다 있다.

기혼 여성들과 1명의 미혼 여성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영화에 대한 소감을 블로그에 올릴 것임을 미리 공지하고 동의를 얻었다. 다만 익명으로 자신들의 의견이 나갔으면 했다. <아내가 결혼했다>를 본 후 소감들을 간단하게 들어봤다.

미혼여성 의견 "나중 결혼 생활에 도움 될 것 같다"

A : 발상자체가 기분 나쁘다. 내가 본 애정 영화중에 최악이다. 남자를 성적파트너로만 생각하는 주인아의 태도가 정말 마음에 안 든다. 보는 내내 불쾌했다. 노덕훈이 너무 불쌍했다. 세상에 노덕훈처럼 성격좋은 사람이 있었다니 한편으로는 놀랐다.

B : 참신했다. 아내의 사랑을 인정하는 노덕훈에 태도에 감동했다. 겉으로 볼때는 주인아가 성적인 것만 요구하는 것 같지만 새 남편과의 피임 등을 통해 내면적으로는 노덕훈을 사랑한 것 같다. 결국 첫 번째 가정, 원래의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것 같다. 한 사람이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설정이 참신했다.

C : 이 영환는 불륜을 정당화하고 있다. 불륜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려고 한다. 이미 한 남자의 아내가 된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문제이다. 주인공 주인아의 정신상태가 궁금하다. 아무리 다른 사람이 마음이 들었다고 해도 어떻게 남편을 두고 또 다른 결혼을 생각할 수가 있나.

D : 전에 책으로도 읽었는데 재미있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내를 구속하려는 노덕훈의 행동에 숨막혔다. 그건 사랑이 아니고 집착에 가깝다. 부부사이에 신뢰가 형성돼야하는데 노덕훈의 믿지 못할 행동이 결국 아내가 결혼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대학생들 혼전동거 많이 하는데 물론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나중에 실질적인 결혼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미혼여성)

E :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사회적인 관념, 통념상으로 우리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영화니까 인정한다. 해피 엔딩이지만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한집에서 두 남편과 한명의 아내가 같이 살아야한다는 말인가. 끝마무리 부분에서 두 남편중 한사람만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솔직히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영화는 영화니까 그럭저럭 볼만했다.


첫 사랑이 지금의 남편, 연애한번 못한게 아쉽다


대부분의 영화 평이 부정적이었다. 영화는 영화일 뿐 너무 현실과 연결지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들도 나왔다.

끝으로 좀 ‘쇼킹한’ 질문을 하나 던져 봤다.

만약 여러분이 영화속 주인공 주인아(손예진 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혹은 어떤 기분일까? 조금은 짓궂은 질문인데 세분은 그냥 웃기만 했고 두 분이 대답을 해 주셨다.

먼저 기혼여성 한 분은 “지금의 남편이 첫 키스 상대 즉 첫사랑인데 결혼전 연애 한번 못해본게 아쉽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의 미혼 여성은 “차라리 남편에게 새 남자와 결혼한다고 공언하지 말고 몰래 사랑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동이 영화속에서는 ‘로맨스’일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불륜, 바람피우기 이므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해 밝혔다.

현실에선 안되지만 영화 통해 발칙한 상상 '꿈만 꾼다'-대리만족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자면,

영화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자는 의견과 몹시도 불쾌하고 발상 자체만으로도 기분 나쁘다는 의견 등으로 나누어졌다. 의견을 들으면서 느낀 건데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 사회적, 법적, 도덕적, 이성적으로는 안 될 일이지만 종종 영화속의 ‘로맨스’를 꿈꾸는 사람도 있음을 알았다.

최근에 한 인터넷 사이트의 성 상담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본적이 있다, 40대 초반의 남성인데 자꾸 다른 여성들에게 성적인 감정이 생겨 걱정이라고 솔직히 고백하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가정을 깨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상담자는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풀어보라는 멘트가 적혀 있었다.

남녀노소,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욕망을 갖고 있는 성적인 문제, 영화에서처럼 대 놓고 현실에서 그것을 드러내놓고 분출하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영화라는 장치를 통해 또 다른 ‘일탈’을 ‘꿈만 꾸는’ 결국 영화로써 대리만족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다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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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한 장면. 영화는 영화일 뿐, 너무 현실을 반영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