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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발견

<잊혀진 계절> 원래 조영남이 부를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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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에 만난 고 박건호 작사가. 신장염을 앓고 나서 몸이 많이 부은 모습이다. 주옥같은 노랫말을 많이 지으셨는데 타계하셨다. 명복을 빕니다.



<잊혀진 계절> 작사가 고 박건호 선생님 인터뷰 후일담


10월의 마지막 밤이 다가오고 있군요. 길거리에는 가을낙엽이 한없이 뒹굴고 있구요. 참 낭만적인 오늘 밤, 가장 바쁜 가수가 있지요. <잊혀진 계절>을 부른 가수 이용씨입니다. 저는 이용의 이 노래를 떠오르면 작사가 박건호씨가 생각납니다.

몇 년전에 타계하셨지요.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작사가 박건호씨는 정수라의 <잊혀진 계절>, <아, 대한민국>을 비롯해 <모닥불>, <단발머리>,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 등 가요 3000여곡에 가사를 만든 유명한 작사가이자 시인이기도 했지요. 70, 80년대 가요책 보시면서 통키타 배우신분들은 이 분의 성함을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2004년 10월초 제가 교양잡지에 근무할 때 고인을 만나 인터뷰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신장 수술하고 몸이 많이 안좋은 상태에서 회복중에 있었지요. 그때 이런저런 내용으로 인터뷰를 하다가 이용의 <잊혀진 계절>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은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이 가사에 담긴 뒷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노래말을 지을 당시 실제로 이별을 한 사건을 바탕으로 노랫말을 적으셨다구요. 그 경험담이 누구의 것인지 그 당시는 몰랐습니다. 설마 박건호 작사가 본인 이야기인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의 이야기더군요. 비내리는 9월의 마지막 밤에 한 여자와 헤어지면서 겪은 심정을 가사로 나타낸 것이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요.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10월의 마지막 밤.

아참, 이 노래가사 중에 ‘시월의 마지막 밤’은 ‘9월의 마지막 밤’이었다는 건 대부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음반 발매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사를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고쳐진거 말이죠.

당시 인터뷰하면서 들었던 후일담 중에 재미있었던 건 원래 이 노래를 가수 조영남씨에게 줬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영남씨는 경쾌한 노래 위주로 불렀기 때문에 이 서정적이고 느린, 슬픈 노래는 컨셉에 잘 맞지 않아 당시 무명이던 이용씨에게 줬다는 이야기를 고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조영남씨가 불렀더라도 당시에 크게 히트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여하튼 노래도 생각나고 고인이 된 작사가 박건호씨도 생각나는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고인이 당시 경험했던 쓰라린 이별의 아픔도 생각하면서 이 노래를 음미하면 그 맛이 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디오에서도 오늘 하루 이 노래 줄곧 나오던데요 ^^

가을 낙엽이 한없이 뒹구는 이 10월 마지막 날, 연인과 함께 낭만적인 날 되세요 ^^


10월 31일
사연 간직한 박건호 작사가를 떠올리며...

새롬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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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노래를 부르다보면 하염없이 뒹구는 가을 낙엽이 생각난다. 가사에서 느껴지는 쓸쓸함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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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정한 모습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별을 담은 노래라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