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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눈물 글썽이는 <맨발의 기봉이> 어머니

이번 개천절, 주말 연휴를 이용해 영화 <맨발의 기봉이> 실제 주인공 엄기봉씨 고향 집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아들과 함께요. 6개월 만에 찾아뵙는 겁니다. 일년에 두 번 정도 찾아 뵙는거 같네요.

아무리 오랜만에 찾아뵈어도 기봉씨 어머니께서는 한참을 들여다 보시고는,

“아이구, 오셨슈. 반갑네.” 하십니다  ^^

다 기억하고 계시는겁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있더군요. 아, 기봉씨가 강원도에서 충남 서산 고향으로 온다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전에 기봉씨 새집 지을 때 집터와 밭농사 지을 수 있게 텃 밭을 내준 독지가 분 있지 않습니까? 그 분이 기봉씨 새집 바로 위로 이사를 오셨더군요. 직선 거리로 100미터 정도 되는데요.

아주 가까운 곳에 이웃이 생긴 것입니다. 물론 독지가분이 서울 사셔서 주말이나 시간 있을 때 종종 내려온다고 합니다. 제가 찾은 그날도 연휴라 마침 고마운 독지가분이 내려오셔서 기봉씨 어머니가 그 일행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더군요.

올해 여든 넷의 기봉씨 어머니, 건강상태는 아주 좋아보였습니다. 여전히 귀가 잘 안들려 대화하기가 무척 힘들긴 하지만(엄청 큰소리로 말해야해요)요. 우리 아들녀석을 알아보시고는 “아이구, 이렇게 많이 컸네.”하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흐뭇해하시며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아이에게 챙겨주시려는 할머니 모습 보면서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우리 아들 보면서 아마 기봉씨가 많이 생각나셨던 모양입니다. 자녀가 어떻게 되냐고 자꾸 물으셔서 "아들만 둘이에요" 하면 아주 잘했다고 격려(?)를 해주시기도 합니다.

기봉씨 어머니 말씀으로는 음력 10월에 기봉씨가 온다고 하던데, 한번 다니러 오는 것인지 아주 고향으로 내려오는건지 도통 알수가 없었습니다. 기봉씨 오면 그때 아들과 함께 또 찾아오라고 하시더군요.

발길을 돌리면서 아들 녀석이 손을 흔들자 기봉씨 어머니는 정말 눈물을 글썽거리셨습니다. 사람이 그립고 아들이 그립고, 아마 그러하겠지요. 우리 아들을 귀여워해주시고 사람 반기는 일이 즐거워 저도 종종 찾아뵙는것이구요.

돌아올 기봉씨를 위해 비워둔 방을 보니 기봉씨가 최근까지 마라톤을 열심히 하고 있더군요. 최근에 촬영한 마라톤 완주패와 사진들이 몇 개 보였습니다. 기봉씨 어머니는 자신의 배를 손으로 가리키며 아들 건강이 좋지 않다며 그 ‘뜀박질’ 그만 했으면 하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도 어쩝니까? 뛰어야 사는 착하고 순수한 8살 남자가 바로 맨발의 기봉씨 아닙니까? ^^

그나저나 곧 쌀쌀한 바람 불고 겨울이 될텐데, 언제쯤 아들과 함께 따듯한 겨울을 맞이하고 포근한 봄바람을 저 코스코스가 가득한 집앞에서 함께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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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한창인 10월의 <맨발의 기봉씨> 충남 서산 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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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이 기봉씨 어머니께 절을 하고 있습니다 ^^. 어찌나 흐뭇해 하시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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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이뻐 하십니다 ^^, 이 녀석 쭈쭈먹을때부터 기봉씨네를 찾곤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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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텔레비전도 생겼습니다. 밖에 안테나도 달렸습니다. 아들 사진 보며 그리움을 달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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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는 순간, 눈물을 글썽거리셨습니다. 기봉씨 오면은 꼭 다시 찾아오라고 말이죠. 언제쯤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맛난 음식이 생기면 기봉씨는 어떻게 할까요? (지난 2006년 새 집 짓기전 모습)


 음식을 들고 바로 어머니께 달려갑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기봉씨의 심성, 이 영화를 봐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어머니와 기봉씨 모습)

기봉씨의 이러한 해맑은 모습에 반한 분들이 많습니다. (새집 짓기 전 그 터를 배경으로 촬영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