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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서는 대한민국

성추행 수준의 케이블TV 방송,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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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화면부터 야릇한 정재윤의 작업남녀, 문제점이 뭘까?


금요일 밤, 우연히 케이블 방송을 보다가 놀랐다

지난 금요일 밤,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TV 채널(케이블)을 돌려보고 있었다. 10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좀 야릇한 화면이 나오고 있었다. 정재윤의 작업남녀 라는 케이블 프로그램이었다. 심야시간에는 케이블 방송이 다 그렇지 이런 생각을 하며 좀더 지켜보는데...

그런데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 두명이 길가에서 여성들에게 소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척하다가 여자의 옷에 묻혀 뭔가 동기를 만들려고 했다. 나중에는 “누나, 누나” 하면서 말이다. 함께 술 마시고 은근히 취할 때 DVD 방이나 여자의 자취집까지 가는 것이다. 그곳에서 딥키스를 나누고 심지어 여성의 가슴을 만지려다 여성으로부터 저지당하는 장면까지 노출됐다. 물론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어떤 상황인지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앗, 이게 대체 무슨 프로그램이지? 이게 연출인가? 리얼리티인가?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촬영하는건 분명한데 여기에 응하는 여자들이 연출인지 몰래 카메라에 걸려들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었다.

'선수'들 출연해 여자 꼬시기 시합하는 리얼리티 프로 '작업남녀'

잠시 후 스튜디오가 나왔다. 개그맨 정재윤씨가 나왔고 금방 길에서 ‘작업’을 하던 두 주인공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었다. 이들 셋의 대화를 들어보니 정재윤씨를 비롯해 남성 두명은 서로에게 ‘선수’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랬다. 처음 보는 여자를 누가 더 잘,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깊게(?) 꼬시나 시합하는 ‘선수’들이었다. 홈페이지 들어가보고 그 방송에 출연했던 일명 ‘선수’의 방송후기도 읽어봤다. 100% 리얼리티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연애 고수들이 연애 기술과 노하우, 작업 비법을 알려주는 리얼리티쇼>-->홈페이지 소개내용

딥키스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은밀한 신체접촉 등(이때 여성이 거부) 거의 성추행 수준의 장면이 여과없이(모자이크는 여과장치라 할 수 없다. 아예 그 장면을 삭제하지 않는다면)방영되고 있었다.

여타 몇몇의 케이블 방송의 선정성 문제가 종종 문제가 돼 왔지만 금요일에 그 방송을 보고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케이블은 공중파와는 달리 이런 규제가 좀 느슨하다보니 대기업이 소유한 케이블 방송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는데 앞으로는 자산 규모 10조 미만의 기업이 지상파 방송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됐으니 시청율을 올리기 위한 기업마인드가 어떻게 적용될지 사뭇 궁금하다. 공영의 목적보다는 기업이 이익이 우선일테니 말이다.

쇼 아닌 실제상황, 청소년들이 보면 어떤 영향 받을까?

여하튼, 작업남녀 프로그램의 노출 수준을 조절했으면 좋겠다. 유명 영화배우들이 에로틱한 영화 장면은 영화려니 하고 넘길 수 있지만 실제 장면을 좀 곤란하다. 이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임을 확인하고 이를 모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영 시간대도 밤 10시라니, 언제든지 시청 가능하다.

다시 말하지만, 작업남녀는 건전한 남녀의 만남을 통해 이를 계기로 진실되게 만남을 가지는 기획의도를 가진 프로그램이 아니다. 번화가, 유흥가 주변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여자를 꼬셔 누가 더 잘, 빨리 목적(?)에 달성하냐 하는 이른 바 ‘선수’들의 게임 혹은 시합이다. 진정성을 담보로 한 사랑이 아닌 여성을 하룻밤의 성적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고 많은 중고생 청소년들이 언제든지 시청 가능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