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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야기

"큰아이가 내년에 중학생 되는데, 셋째 임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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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울이 많이 나는 셋째 임신, 앞으로 이 가정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갑자기 내 수업 중단하겠다는 엄마, 왜 그런가 했더니...


오늘 토론 수업을 마치고 아이 어머니와 상담을 하는데, 이번달까지만 하고 다음달부터 수업을 중단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교육비 안나가게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섭섭했습니다. 6학년, 4학년 두 형제 엄마인데요, 이 친구들 만 2년 넘게 수업해왔기 왔습니다. 학원처럼 떼로 수업하는게 아니고 서너명 모둠수업이기 때문에 토론 선생님과 아이들이 무척 친밀하게 지낼수 잇는 면이 있죠. 다른 말로 정이 많이 들었는데 다음달부터 못본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더군요.

앞으로는 집에서 아이들을 봐주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친구들도 이 친구 집에 와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엄마로써는 신경쓰일수 밖에요. 또 시어머님이 좀 많이 편찮으시다는 걸 저도 알고` 있었는데 이곳으로 모셔와 간호를 해야하는 상황인가 하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큰 아이가 14살인데 막내인 셋째 태어난다... 터울 13살 차이
-여자아이 입양이라도 하고 싶었던, 딸 원하던 엄마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도 아닌 참 ‘특별한 이유’에서 수업 중단을 선언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 어머니의 셋째 아이 임신이었습니다. 9주째 되었다는군요.

첫째아이 6학년 13살, 둘째 아이 4학년 11살, 형제이고 곧 14살, 12살이 됩니다. 엄마 나이 올해 35살. 서른 여섯 살에 막내 셋째를 출산하게 됐네요. 상당히 일찍 결혼해 비교적 이른 나이에(아마 22살 때 첫째 출산)두 아이를 낳고 느즈막이 막내를 낳게 되었습니다. 큰아이하고는 13살 차이가 나는군요.

임신소식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어머니는 평소에 딸 하나 있었으면 하고 바랐거든요, 나이나 환경이 안돼 낳는게 여의치 않다면 여자아이 하나 입양이라도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분입니다.

그러나 입양하게 되면 시부모님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핏줄이 아니라는 점이 걸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또 나이는 출산 가능한 즉 몸의 능력이 되긴 하지만 큰 아이가 내년이면 중학교 가는데 이 시점에서 셋째를 갖는다는 것이 좀 우습기도 하고 그랬었답니다.

그런 중에 덜컹 임신이 된 것입니다. 딱히 계획 임신은 아니랍니다. 그냥 아이들 아빠와  “딸 하나 낳을까?” 하는 식의 그저 막연하고 피상적인 그러나 현실적이지 않은 그 정도의 이야기는 했다고 하더군요. 입양까지 생각한 가정이니 딸에 대한 욕심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이번에도 아들이면 어쩌시렵니까?”
“호호호, 할머니가 무척 좋아하시겠죠.”

태어날 셋째가 가져다 줄 행복꽃 활짝 필 것 같아...

두 녀석도 아주 신났습니다. 큰 아이는 싱글벙글, 아직 남동생일지 여동생일지 모르지만 여하튼 막내가 태어난다는 사실에 아주 흥이 났습니다. 그리고 둘째 녀석은 어떤지 아십니까?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 만나면 인사를 하는데요.

“안녕하세요. 우리 엄마 임신했어요” 라고 떠들고 다닌다고 하네요.

엄마 무안하게 말이죠.

다음달부터는 이 어머니를 만나지 못합니다. 이제 떠나가는 고객이죠. 제 토론수업을 중단하기 때문이죠. 수업 중단에 따라 제 실적에 마이너스가 되지만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생각되고요. 한편으로는 그렇게 원하던 딸(? 아직 모름)을 갖게 된 것이 남일 같지 않고 기쁘더라구요. 사실 저도 아들만 둘이라 딸이 있었음 했는데, 대리만족이라고 할까요?

앞으로는 비록 고객은 아니지만 제가 종종 안부 드린다고 했습니다. 아기는 잘 크고 있는지 딸인지 아들인지, 순산 하셨는지 여쭤본다구요. 그냥 개인적으로 안부 묻는 정도이지요.

이제 자녀가 셋 되면 부모님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지겠습니다. 경제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겠죠. 반면 10여년 만에 다시 아기를 키우는 그 맛과 재미, 보람을 느끼게 되겠지요. 그토록 원하는 딸이었음 더욱 좋겠구요. 아이들이어도 잘 기르실 분이 바로 이 어머니입니다.

오빠일지, 형아일지 모르겠지만 첫째, 둘째 아이들이 막내를 많이 보살펴 줄것이구요. 막내가 태어나서 자라는 동안 이 가정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을 것 같네요. 적어도 향후 7~8년 동안엔 말이죠.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막내가 얼마나 귀여울까요? 제가 즐거워 지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