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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조각 모음

24개월 아이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맞았다며 걱정하는 후배

두 돌 된 아이 말 믿을 수 있나?

생후 24개월과 5개월 두 아들을 둔 여자 후배에게서 오전에 문자가 왔습니다. 육아 문제로 문의할 게 있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무슨 문제일까? 잔병 앓는 문제라면 병원에 문의를 하면 좋은데 종종 제게 문의를 해옵니다. 제가 ‘육아 선배’랍시고...

그런데 잔병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한달전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재미도 느끼고 공동생활도 익히라는 취지인데요, 하루는 외할머니가 24개월 아이에게 이렇게 물었답니다.

“XX야, 혹시 선생님이 때리니?” 하고 말이죠.

그러자 아이는 선생님에게 머리를 맞았다고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다. 혹시 이런 경우가 있는지,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 제게 문의를 했더군요.

생각해보면 딱히 대처방법이 없습니다. 두 돌 된 아이의 말을 믿을수도 없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때렸다는 어떤 물증도, 심증도 없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한 대 때린 것일수도 있고 귀엽다 머리를 쓰다듬어 준 행동을 갖고 때렸다고 느낄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눈치 빠르고 사리분별 뛰어난 아이, 이뻐하는것과 미워하는건 확실히 구분해

다만 이 후배는 아들이 눈치가 매우 빠르고 잔머리(?)를 쓸 줄 안다는 점, 또래 아이들에 비해 상황인지나 파악을 잘 하고 있다는 점에 속상해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아이가 예뻐해주고, 미워하는 것을 분명히 구별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어린이집에서 친구들하고 싸우거나 때렸는지, 맞았는지 물어보니 그건 또 아니라고 했다는군요. 친구들하고는 사이좋게 잘 지낸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후배는 아이가 기저귀를 차고 있으니까 똥 오줌 갈아주는 과정에서 그것이 성가셔 선생님이 아이를 한대 살짝이라도 때린게 아닌가 그저 이런저런 추정만 하고 있더군요. 다른 엄마들에게 물어보려고 했지만 모두 직장맘이라 물어볼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영유아 학대 현실의 문제, 공감돼

그렇다고 담당 선생님에게 “우리 아이 때렸나요?” 라고 물어볼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생각 끝에 선생님을 만나 “우리 아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왜 그럴까요?” 라고 우회적으로 한번 물어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아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우회적인 질문으로 앞으로 더 조심 할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오해를 풀 수 있는 문제겠지요. 그 진실은 오로지 어린이집 선생님, 자신만이 아는 것이니까요. 이런 저런 방법, 예방법을 찾고 있는 셈입니다.

예전에 문제가 됐던 신생아 학대 사건, 어린이집에서 추운 겨울에 발가벗겨 밖에 내 보낸 사건, 꿀꿀이 죽을 먹였던 어린이집 등 영, 유아 학대 사건이 주마등처럼 스쳐나가네요.

후배의 걱정이 그저 기우일수도 있고 진실일수도 있겠지요.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확인할 길은 없지만 현실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인 만큼 후배의 걱정에 공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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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떠들썩했던 어린이집 알몸 체벌 사건, 당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사진출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