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좌석 안전띠 단속, 국가가 너무 깊숙이 간섭하는거 아는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뒷좌석에 탄 사람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운전자석, 동반석 단속에 이어 뒷좌석까지 확대를 하는 모양입니다. 전용도로에서 치사율이 높다는 수치상의 근거를 들어 과태료를 물리기로 도로교통법 개정 안을 냈습니다.
어떻게 단속할 것인지 그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전용도로 빠져나오는 곳에서 앞좌석 안전띠 단속하듯 하는 방법도 있을 테고 나름대로 그 방법을 강구하겠지요.
요즘 나오는 차들 보면 뒷좌석은 거의 들여다보이지 않을 만큼 시커멓게 썬틴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뒷좌석은 썬틴하게 법적으로 문제 없지만 운전자, 조수석까지 그렇게 해버리니 이런 경우 뒷좌석 안전띠 단속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뒷좌석 안전띠 단속이 아니라 이 시커먼 썬틴 단속도 하는걸 보지 못했습니다.
여하튼 국민의 안전을 위해 단속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참 좋은데 이거 너무 사생활 깊은 곳까지 국가가 개입해 들어오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에게 큰 피해를 주는 음주운전, 공공에게 비위생과 건강위협, 불쾌감을 주는 공원에서의 반려동물 배설물 방치 등은 공공의 목적에서 단속을 한다고 이해하지만 뒷좌석 안전띠 단속 문제는 ‘글쎄’ 입니다.
공공에 피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의 안전 문제인데 이것도 과태료?
또 공공장소에서의 흡연도 마찬가지입니다. 흡연이라는 개인의 행복추구권과 간접흡연이라는 공공에 대한 피해중 어느것이 우선이냐를 두고 금지 하냐 마냐 하는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이들 뒤에는 항상 개인을 넘어 공익 혹은 공공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뒷좌석 안전띠 문제는 ‘글쎄’입니다. 음주운전이나 담배 연기, 애완견 배설물처럼 남혹은 공공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는 반사회적인 것도 아니고 오로지 개인의 안전을 위한 것인데요. 꼭 국가가 이를 강제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이 선택해야 할 문제 같은데요.
탑승자 개인의 안전 마인드를 먼저 세우고 국가에서는 이에 대한 중요성과 그것을 매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피해 등을 사례로 들어 홍보와 캠페인 등을 통해 널리 알려 안전의식을 고취시키는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의 안전을 위해 등산화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경우 과태료를 문다면...뒷좌석 안전띠 단속과 뭐가 다를게 있을까 싶다.
요즘 가을철 들어 산에 오르는 분들 참 많습니다. 추락해 다치거나 죽는 경우도 자주 접합니다. 앞으로는 일정높이의 산에 오를때는 반드시 등산화, 루프 등 안전장비를 갖춰야할지도 모릅니다.
등산중 추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개인의 안전을 위해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물지도 모르니까요.
굳이 따져보자면 뒷좌석 안전띠 안매는 것이나 등산할 때 등산화를 비롯해 안전장비나 장구를 갖추지 않고 올라가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둘 다 개인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까요. 등산화 없이 등산하는 것 단속하기는 자동차 뒷좌석 안전띠 단속보다 훨씬 더 간편하겠습니다.
자꾸 뭔가 강화되고 조이고 벌금 물리고...이런 것들이 더욱더 많아지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혹은 의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생활 부분까지 너무 깊이 들어오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젊은 의사들이 사회 경제적 사유와 태아 이상으로 인한 임신 중절이 현행법상 모두 불법 낙태라고 주장하고 불법 낙태를 막기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한 것처럼요. 국가가 아이의 장래를 책임질 상황이 아닌데 윤리라는 종교적인 문제와 저 출산이라는 사회적 국가적 문제를 들어 개인의 임신, 출산 문제까지 제 3자가 너무 깊게 관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말이죠.
뭐든지 단속하고 강화하고 '벌금, 과태료 때리고' 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닐텐데요. 개인의 자율의지와 마인드로 해결해 나갈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너무 깊이 들어오는 듯 합니다. 그러니까 이번 안전띠 단속 문제에도 '세금' 문제를 거론하며 떠들썩하게 된것이죠.
